엘리자베스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있어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공주들처럼 성에서 살고, 비싸고 좋은 옷들이 가득하죠.
물론 멋진 왕자님(이름이 로널드예요)과 결혼하기로 되어 있구요.
어느 날, 무서운 용 한마리가 나타나서 공주의 성을 부수고, 뜨거운 불길로 공주의 옷을 다 태워버려요.
그리고 왕자님을 잡아갔죠.
공주는 용을 뒤쫓아 가서 왕자를 구해 오기로 해요.
그런데 옷이 몽땅 타 버려서 입을 것이 없어요. 그래서 주위에 있던 종이 봉지 한장은 주워 입고 길을 떠나요.
용을 찾아 간 공주는 재치로 용을 지치게 해서 왕자님을 구하죠.
–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동화와 비슷해요.
그런데,
글쎄 로널드 왕자가 대뜸 꼴이 엉망이라고 진짜 공주처럼 챙겨 입고 다시 오라는거 있죠.
그러자, 엘리자베스가 이렇게 말해요.
“그래 로널드, 넌 옷도 멋지고 머리도 단정해. 진짜 왕자 같아. 하지만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하지 않았지요.
* 읽고 난 후~ *
짧은 머리카락과 두팔을 활짝 피고 펄쩍 뛰는 모습을 하고 뒤돌아가는 엘리자베스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예요.
일반적인 동화속의 공주들과는 조금 다른 ‘종이 봉지 공주’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설정하고, 재치로 힘겨운 상대를 제압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아이
오늘도 나는 아이의 생각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감을 억압하는 하루를 보냈는데
아이의 기를 바짝 세워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네요.
현실이 늘 아름답지 않더라도 그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