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시원한 판형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뭐니뭐니해도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원작을 실제로 보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가급적 원작에 가까운 크기여야 하므로 말이다.
크기며 하드커버의 묵직함에 손에 전해지는 무게감이 약간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싫지않은 부담감이다.
<동물들이 살아있는 미술관 이야기>라는 제목에 걸맞은 동물들의 작품으로 가득하다. 책장을 펼치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여우식탁>은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금방이라고 캥캥~ 짖어댈 듯한 여우의 모습이 생생한데 어딘가 이상하다. 가만히 살펴보니 몸통은 나무로 되어 있는 작품명 그대로 ‘여우식탁’이다. 미술작품으로 족한듯 실제 식탁으로 사용하기에는 왠지 부담스럽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캔버스에 유채나 테라코타, 청동상, 가면이나 유적지에서 발견된 유물, 도자기나 삽화, 나무 조각을 깎아 만든 작품들까지… 그러나 공통된 것은 하나같이 동물들을 주제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같은 동물들을 시대와 방법(표현 또는 재료)을 달리한 작품을 두 쪽에 담아내 (물론 간간이 두 쪽을 가득 채운 한 가지 동물 작품도 있지만…)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간간이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과 고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유물 속에서 만난 동물들은 정말 다양하게 그려지고 만들어지고 표현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비교하듯 작품속에 동물들을 실컷 감상하고 나면 세부적인 설명이 담긴 정보페이지를 통해 다시금 작품과 만날 수 있는데, 작은 크기이지만 전체그림을 통해 본문에 담긴 동물들의 모습이 부분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본문에서도 ‘부분’이라는 것을 살짝 언급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실린 작품들이 실제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이나 도서관, 또는 소유하고 있는 개인까지 친절하게 담고 있는 것도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표현된 동물작품들을 보려니 문득 따라 만들어보고픈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하여 왠지 우리 생활에 가깝게 느껴지는 정말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본문의 작품들> 위에서부터 여우/ 호저/ 거미
<본문 작품- 닭> 왼쪽-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닭, 오른쪽- 양철 깡통, 철사로 만든 닭
* 딸아이가 독후활동으로 만들어 본 동물들~
휴지심을 활용하여 만든 사자: 낚시줄을 당겨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할 수 있다~
평소 좋아하는 점토로 만든 동물들: 반달가슴곰/ 양/ 거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