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맨. 호밀 밭의 파수꾼, 초콜릿 전쟁과 더불어 미국 청소년 3대 문제작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라고 한다. 호밀 밭의 파수꾼과 초콜릿 전쟁 책도 모두 읽어보았고, 모두 3대 문제작이란 말이 언급되어 있었지만 그 중 하나인 이 책의 정체가 무척 궁금했었다. 미국 청소년들의 필독서라는 이 책을 드디어 읽어보게 되어 참 다행이었다.
존과 로레인은 이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이야기하는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어쩌다가 사람들에게 장난 전화를 해서 가장 오랫동안 통화를 유도하는 사람이 이기는 장난을 치다가, 로레인이 안젤로 피그나티 씨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이앤앨 기금에서 모금을 한다고 속이고선 존의 꼬드김으로 함께 그에게 돈을 받으로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존과 로레인은 이 외로운 피그나티 씨에게서 아주 중요한 선물을 받게 된다.
존과 로레인의 삶은 참으로 괴로웠다. 우선 존의 아버지는 그의 형만을 자랑스러워하고, 그의 집에서는 그가 맥주를 마시든 담배를 피우든 별로 상관하지 않을 정도였다. 로레인은 어떤가? 아버지는 이혼했고, 바람피다가 걸린 아버지에게서 커다란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로레인에게 항상 어떤 남자든지 믿을 것이 못 된다고 강조했고, 막상 딸에게 그녀가 못생겼다는 사실을 자각시키면서도 동시에 걱정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에게 ‘널 사랑한다.’라는 말을 듣기가 얼마나 힘들까? 그들은 집에서 단지 귀찮은 존재였을 뿐이었고, 피그나티 씨처럼 ‘제발 자기 집처럼 편히 있어주세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말씀하세요. 제발 제가 사드리도록 해주세요.’라는 말을 과연 해 줄 수 있을까?
그가 병원에 갖다온 후에, 존과 로레인의 예상치 못한 파티 행위로 인해 그가 아끼는 보물들이 모두 산산조각나고 만다. 물론 존과 로레인이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그들의 가장 소중한 친구 중의 한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것 자체가 잘못 아니었을까?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안젤로 피그나티 씨의 가장 소중했던 친구 중 한 명 아니었을까? 안젤로 씨의 이야기가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