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적부터 유난히 전래동화를 좋아해서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이번에 접한 [단물 고개]이야기는 아이도 저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던지라
더욱 기대감에 차서 읽어보았답니다.^^
이 이야기는 천안에서 전해오는 술 고개에 대한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술이라는 소재를 아이들에게 더 친숙한 ‘단물’로 바꾸어 이야기를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이 책에 실린 내용도 넘 재미있게 봤지만 그림도 무척 인상깊게 봤답니다.
이 책에 실려있는 그림은 보통의 전래동화책에서 느껴지는 옛스러운 분위기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형광색 색감들이 눈에 확~ 띄어 현대적인 느낌도 물씬~ 풍기더라고요!
참고로 이 책에서 보니 파랑색은 물을 상징하고, 주황색은 총각의 욕심을, 흰색은 총각의 순수한 마음과 서민적인 느낌을 각각 표현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또 한 가지 특별하게 느껴졌던 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내지에 사용된 종이 재질이 보통의 그림책과 달리 한지 느낌의 누런색 종이로 되어있다는거였어요.
그래서 책장을 넘기는 느낌도 색다르게 느껴지고, 책장을 한장씩 넘길 때마다 점점 옛스러운 분위기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ㅎㅎ
그리고 이 책에 어머니와 총각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나누는 짤막한 대화가 자주 나오다보니…..
아이랑 역할을 나눠서 한 사람은 어머니, 또 한 사람은 총각 역할을 하며 서로 나눠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어머니가 “호랑이 조심해라.”하면 총각이 “이예.”하고, 어머니가 “점심 꼭꼭 씹어 먹고.”하면 총각이 “이예.”하는 식의 리듬감이 느껴지는 대화 내용이라 그런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우리 딸내미도 연신 “이예.”소리를 따라하며 넘 즐겁게 보았답니다.^^
어머니의 말씀이 끝날 때마다 “이예.”라고 자꾸 말하다보니 랩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그 순간에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지더라고요.ㅋㅋ
리듬감있는 대화내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오는 점도 아이들로 하여금 이 책을 보는 재미와 즐거움을 두배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데 한몫을 단단히 하는 것 같아요.
‘보리 주먹밥이 대롱대롱‘, ‘쌀이 달랑달랑‘, ‘뜨끈뜨끈 불을 때고’, ‘물을 설설 끓여’, ‘해님이 이글이글 타오르던 날’, ‘쪼글쪼글 주름살’, ‘뽀골뽀골뽀골‘, ‘물을 벌컥벌컥‘, 사람들이 와글와글‘, 덜덜 떨며’, ‘고개를 설레설레‘, ‘단물 샘을 쾅쾅~’, ‘털썩 주저앉아’와 같은 식의 표현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총각은 가난하지만 나무를 해다 팔고 번 돈으로 어머니를 위해 장에 가면 생선을 사다 구워 드리고
봄 여름이면 마당에 꽃을 가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등 가난한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는 정말 마음씨 착하고 효심이 깊은 아들이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총각은 우연히 단물이 나는 바가지만 한 크기의 옹달샘을 발견하게 되면서 점점 변해가게 된답니다. 목이 마르던 차에 단물을 마신 총각은 자기가 발견한 옹달샘 물이 그냥 보통 물이 아니라 얼음처럼 차갑고, 머루처럼 달콤하고, 박하처럼 향기로운 단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처음에는 자기처럼 목마른 사람들과 나눠 마시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어 돈을 조금씩 받고 단물 장사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게 된답니다.
“단물 마시고 가세요. 단물~ 얼음처럼 차갑고 머루처럼 달콤하고, 박하처럼 향기로운 단물~”이라며 목청껏 소리를 지르니 목마른 사람들이 와글와글 몰려와 단물을 사먹는답니다.
단물이 잘 팔려 돈을 많이 벌게 되니 오히려 총각은 그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시던 어머니를 나몰라라하고
어머니가 춥다며 불 좀 때달라고 부탁을 해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들어주질 않는답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아프고 정말 짠했답니다.ㅜ.ㅜ
그리고 어머니는 뒷전이고 단물 팔아 돈 버는 일에만 신경쓰는 총각이 정말 밉고 야속하게 느껴졌답니다.
우리 딸내미도 어머니가 불쌍하다며….. 단물을 팔아 돈을 버는 일보다 사랑하는 가족이랑 행복하게 사는게 더 중요한데 총각은 그걸 모른다며 무척 답답해하고 안타까워하더라고요.
그리고 딸내미에게 ‘아들이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돈 버는 일에만 신경쓰는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하고 물어보니….. 너무 속상했을 것 같고, 차라리 예전처럼 가난했지만 아들이랑 행복하게 살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는 대답을 해주더군요.^^
이렇듯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딸은 욕심을 부리면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잃을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고, 욕심이 너무 크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작은 것에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자세와 ‘콩 한 쪽이라도 나눠먹는다’는 속담처럼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는 태도에 대해서도 짚어줄 수 있어 더욱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단물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바가지만 한 단물 샘은 한 바가지 퍼내고 한참 있어야 차오르니 답답한 마음이 든 총각은 물구멍이 커지면 단물이 더 콸콸콸 솟아날거라고 생각하고 단물 샘을 파게 된답니다.
하지만 총각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단물 샘은 파면 팔수록 물이 마르게 된답니다.
그제서야 총각은 땅을 치면서 울고 어머니가 사는 산골 집으로 돌아가게 된답니다.
이 책을 읽고난다음 아이와 함께 ‘총각이 단물을 팔지 않고 목마른 사람들과 함께 나눠 마셨더라면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집으로 다시 돌아간 총각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하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골라 직접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활동도 해보았답니다.
★독후활동: 가장 인상적인 장면 그리기★
총각이 단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장면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고른 딸내미가 그림 그리기 작업에 들어갔답니다.^^
책에서처럼 형광색 느낌이 나는 색다른 그림을 그려보기위해 형광색 싸인펜을 준비해서 그림을 그리고 색칠도 해보았답니다.
그랬더니 책 속의 그림과 비슷한 느낌이 나고, 형광색이 주는 느낌이 참 특별하게 느껴지더라고요.ㅎㅎ
우리 딸내미가 열심히 그리고 색칠해서 완성한 단물 마시는 총각의 모습이랍니다.^^
-> 단물 마시는 총각의 표정을 정말 실감나게 잘 그린 것 같아요.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