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구전 설화처럼 ‘먼 옛날, 한 아기가’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사실은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전기이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생애를 마치 안데르센의 동화처럼 먼먼 나라의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 한스를 주인공으로 동화처럼 써내려간다.
안데르센이 태어난 가난한 구둣방, 상상력으로 채우고 수많은 상상의 친구들이 있어야 견딜 수 있었던 소년의 혼자 노는 시간들. 그리고 가난하지만 연극에 대한 사랑을 가졌던 아버지. 안데르센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 주머니는 이때부터 조금씩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연극에 대한 사랑을 심어준 소년의 아버지는 열한 살 때에 세상을 떠나버리고, 소년의 어머니는 배우가 되고 싶은 열정에 불타는 열네 살 소년을 우편 마차부에게 푼돈을 주어 코펜하겐으로 실어 보내기로 결심한다.
소년은 코펜하겐의 극장가를 떠돌며 배우의 꿈을 키우지만 그의 재능은 다른 곳에 있었다. 힘든 여러 해를 보내고 만학도가 된 소년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자비로 펴낸 책이 성공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그리고 일흔 살이 될 때까지 온 인류에게 회자될 아름다운 동화를 써낸다.
책은 동화에 맞는 그림을 곁들였으며, 안데르센의 인생이 투영되었으리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의 부분 부분을 실어 안데르센의 작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인형과 함께 보내는 어린 안데르센의 외로운 시간을 묘사한 글 아래에는 [인형극 배우]작품이 있으며, 아버지의 죽음을 예견한 점쟁이 노파에 대한 이야기 아래에는 작품 [얼음 처녀]가 실려있다.
우리에게 많은 동화를 선물한 안데르센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고, 동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작품들을 맛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