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과정을 담은 과학 그림 동화다. 보통 과학하면 딱딱할 것 같은 인상을 먼저 받게 되지만 이 책은 딱딱하지도 않고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다. 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과정을 담은 또 다른 책으로 ’팔랑팔랑 날아 온 나비’를 아이가 좋아해 자주 읽어주었던 경험이 있어서 이 책이 낯설지가 않고 익숙하게 다가왔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라서 번데기가 붙어있는 모습을 여러번 봤지만 번데기에 대해서 징그럽다는 생각 이상은 해보지 못했고, 나비가 되는 과정인 것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나비의 애벌레는 지역과 날씨에 따라서 각기 다른 시기에 알에서 애벌레로 나온다. 그 다음 한 달 동안 허물을 네 번이나 벗지만 세번째까지는 천막처럼 생긴 자기 집 안에서 허물을 벗기때문에 육안으로 살펴보긴 어렵다. 애벌레는 쐐기풀을 먹고 점점 자라고 통통해진다. 번데기가 될 준비를 끝내면 애벌레들은 쐐기풀을 떠나 각자 적당한 자리를 찾는다. 나무 위쪽이나 담장, 줄기나 작은 가지에 자리를 잡은 후 작고 하얀 발판을 만들고, 뒤쪽의 다리들을 발판에 붙이고 거꾸로 매달린다. 곧 허물이 벗겨지면 번데기만 남는다. 잎에 있는 번데기는 초록색이고, 작은 가지에 있는 번데기는 갈색이다. 꼬박 열흘이 지나면 번데기의 껍질이 갈라지고 쭈글쭈글하고 축축한 느낌의 것이 나온다. 나비다. 나비는 바로 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시간이나 두 시간정도 날개를 말린 후 다 마르면 날게 된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직접 나비로 변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 간접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 요즘은 나비의 애벌레를 분양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애벌레를 가져와 집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도 있다고도 한다.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이 책으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생명의 신비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쐐기풀이 등장한다. 쐐기풀은 산지의 물가나 응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에는 강원도 이북 산지에 많다고 한다. 주인공 여자 아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쐐기풀 잎에 있는 나비의 알부터 관찰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위의 그림에서 나오는 풀이 바로 쐐기풀이다. 들녘길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쐐기풀 잎 뒤에 나비의 알이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나비의 알은 쐐기풀을 좋아하는 쐐기풀나비나 공작나비의 알인 것 같다.
쐐기풀에는 가시처럼 생긴 털이 나 있어서 만지면 따갑다. 하지만 애벌레들은 따가운 줄을 모른다. 나비들은 보통 이 식물에서 저 식물로 옮겨 다니면서 한두 개씩 알을 낳지만 공작나비와 쐐기풀나비는 한 곳에 알을 많이 낳는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배추흰나비다. 이 애벌레들은 배추를 무척 좋아한다. 산네발나비의 애벌레들은 홉을 제일 좋아하지만 때로는 쐐기풀을 먹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공작나비는 붉은 색 날개 윗면에 눈송이 무늬가 있는 아름다운 나비다. 공작나비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중국, 우리나라, 일본까지 추운 지역에 넓게 퍼져 있다. 북한에서는 밭이나 집 주변에서 공작나비를 흔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