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 설은영 그림 <냠냠 > – 비룡소
동시야 놀자, 10
지금은 나물도 잘 먹고 김치도 잘 먹지만은
어릴 적엔 자연에서 나온 식품보다는 햄이나 소시지가 얼마나 좋던지요.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가공식품은 즐겨먹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물이나 김치를 밥 위에 얹어 골고루 먹는 것은 아닙니다.
큰 아이는 쇠고기와 새콤달콤한 과일(딸기, 오렌지, 귤)을 좋아하고,
작은 아이는 계란과 국수, 부친개 등 밀가루 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거기다 먹는 과일은 달콤함이 묻어난 바나나를 즐깁니다.
작은 아이의 식단이 많이 걱정이었는데
시를 통해 재미있는 표현을 익히고 아이와 함께 식탁을 즐거운 분위기로 바꿔 바야겠어요.
‘먹어, 맛있어. 얼른 먹자’
4살 아들에게 윽박지르지 않고 재미있는 유머가 통하리라 믿어요.
책 표지가 무척 재미있지요.
쫄깃한 국수의 면발이 사람의 머리를 닮았지요.
직모 국수, 약한 웨이브 국수, 강하게 고불고불 거리는 국수…
하다 못해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의 입맛도 가지가지에요.
참 식성도 가지가지에요.
음식에 담긴 시의 유머와 그림이 함께 잘 어우러져 있어서 그 느낌이 풍성합니다.
맛나고 푸짐한 밥상 이야기 한 번 들어보세요.
잘 먹는 아이는 시를 생각하며 식탁에서 더 즐거운 식사를
안 먹는 아이는 시의 유머를 생각하며
김치 악당이 퍼붓는 매운맛 공격도 이겨내고,
검은콩이 토끼똥인지 염소똥인지 먹어보고 판단하고,
깻잎짱아찌를 보며 아파트를 연상하고
깻잎 키워 보내준 할아버지, 담가 준 할머니 사랑도 생각하며,
오늘도 밥 한 숟가락 없어 못 먹어 배고픈 아이들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속표지에는 우리가 먹는 음식과 과일 등이 그려져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을 찾으며
책 읽기전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