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 우리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준 홍길동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영국에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고 부자나 성직자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의로운 도둑 로빈후드가 있다.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된 지금도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왔던 인물이야기라서 그런지 무척 친숙하다. 하지만 이번에 비룡소에서 출간된 < 로빈후드의 모험 >은 많은 분량으로의 대작으로 지금까지 보아왔던 로빈후드의 이야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부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하고, 분량이 많아서 언제 저것을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지만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미국 일러스트레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워드 파일의 섬세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펜화들이 모두 들어가 있어 책을 읽다보면 흥미진진한 분위기에 빠져 들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로빈후드가 거주하던 셔우드 숲에 와있는듯한 착각을 이르키게 한다.또한 로빈후드의 영웅적인면을 강조하는 다른 책과는 달리 비룡소의 < 로빈후드의 모험 >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종종 실수도 하는 인간적인 면까지 같이 묘사하고 있어 로빈후드의 매력에 빠져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젊은 혈기를 주체하지 못한 로빈 후드는 삼림 감독관을 살해하고 셔우드 숲으로 도망치게 되고, 저마다 이런저런 이유를 안고 고향에서 도망쳐 온 사람들 즉 다시말하면 왕실의 부당한 억압을 피해 셔우드 숲으로 모여 든 사람들이 로빈 후드를 지도자이자 대장으로 추대하고 자신들을 부당하게 억압했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들은 단순한 복수가 아닌 어린아이와 부녀자는 해치지 않으며, 빼앗은 재산은 곤경에 빠진 서민을 돕는데 사용한다. 책을 읽다보니 나 자신도 셔우드 숲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더군다나 처음 읽는 이야기도 아닌데 말이다.
로빈 후드를 읽으면서 내아이도 다른 사람들을 리드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피력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6학년 딸아이가 엄마가 읽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게 보였는지 책을 빼앗겨 아직 끝을 읽지 못했다. 많은 분량의 책이라서 질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더니 다행스럽게 총 8부 20장으로 잠시 쉬어 가며 읽을 수 있도록 구성이 잘 되어 있기에 재미있어하면서 잘 읽고 있다. 이 책의 원작에 충실한 영화도 같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