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작가부터 이런 이름이 다 있나. 익명의 보쉬. 순간 당황했다.
포장된 책을 잠깐 집에 머물고 있던 사촌언니가 먼저 꺼내보고는 책이 너무 재밌다며 웃길래 엄청 기대했다.
열자마자 다음페이지부터는 읽지 말라니, 이건 책을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1장부터 계속해서 읽지마라, 위험하다, 아니 이럴거면 책을 쓰지 말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한 세장 정도가 xxxxxxx로 채워진 걸 보고 한참 웃었다. 책이 아니더라도 x로 채워진 종이는 처음 봤기 때문에.. 거기에 물음표며 온점이며 있을 건 다 있었다. 어쨌든, 책을 처음 읽는데 약간 정신 없기도 했다.
이 책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사람의 목숨도 없애버리는 엘박사와 모비스 부인의 사업(?)..이라기보단 그들이 주도하는 집단 ‘밤의 태양’에 대항하는 살짝 특이한 아이들 카산드라와 맥스-어니스트의 모험이야기이다. 카스는 생존주의자로 가방에 이것저것 필요없어보이는 것들을 챙겨 다닌다. 그리고 맥스-어니스트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지독한 수다쟁이이다. 처음에는 정말로 카스와 맥스-어니스트의 행동이 웃기기만했다. 하지만 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통해 친구가 없던 그들은 진정한 친구가 된다. 엘박사와 모비스 부인은 공감각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국어 교과서에서 애를 먹이던 ‘공감각’이라는 말이 이런 흥미로운 책에서 나오니 반갑게 느껴졌다. 먼저 공감각의 능력을 가진 피에트로의 쌍둥이 형 루치아노,즉 엘박사는 모비스와 함께 영생을 찾아다니고 같은 능력을 가졌던 피에트로는 자신의 집에서 의문의 죽음을 갖는다. 또 한 소녀도 같은 방법으로 죽고 카스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 벤저민도 납치되었다. 모험은 카스가 ‘향기의 심포니’상자를 열어볼 때부터 시작되어 벤저민을 구하러 간 피라미드 모양의 ‘밤의 태양’ 스파에 가면서 일어난다. 엘박사와 모비스 부인은 먼저 맥스-어니스트에게서 마술사의 공책을 뺏고 가둔다. 하지만 카스의 개인 집사 (밤의 태양에서) 오언의 도움으로 그들은 탈출해 벤저민을 구하러 간다. 벤저민은 코를 통해 뇌를 빼는 끔찍한 ‘수술’을 당할 위기에 처해있었다. 그러자 카스와 맥스-어니스트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 향기의 심포니 항아리에 HELP라는 의미의 냄새를 떨어뜨렸다. 이 냄새를 맡은 엘박사는 피에트로의 이름을 외치며 피라미드로 올라왔고 벤저민을 데리고 오언이 운전하는 리무진을 타고 탈출에 성공하였다. 결말은 흐지부지되어 우리에게 맡기는데 난 작가가 쓴 결말에 만족했다. 그리고 2권 청각에 관한 책이 또 있다는데 궁금하다.
공감각적 능력은 정말 신기했다. 학교에서 ‘푸른 종소리’같은 걸 배우면서도 종소리를 들으면 파란색이 생각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의 색깔이 보이고, 냄새가 나고 심지어 맛까지 느껴지는 그런 신기한 능력이 내게 있다면…? 엘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갓난아기때는 모두가 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 능력이 지금 성장한 내게도 있다면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끔찍한 집단 ‘밤의 태양’은 영원한 생명을 위한 집단이다. 영원한 생명. 그것이 있다면 뭐가 좋을까?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영원한 젊음. 그리고 모비스부인과 엘박사는 이 영생에 대한 비밀을 찾기위해 애를 쓰고 있다. 문득 든 생각인데, 엘박사는 모비스부인과 함께 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영원한 젊음을 꼭 얻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동생 피에트로는 싹 다 잊어버린걸까? ‘시크릿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