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나서 미소와 여운이 감도는 책이 있는데,
저와 아이들에게 이 책이 그랬습니다.
곰과 산쥐에게서 보여지는 모습은 마치 실리를 따지는 요즘의 우리의 관계처럼,
무엇을 원하면 그 대신 무엇을 해 주는 그런 모습이었어요.
내가 무엇을 줄게 너는 무엇을 해 줘 라는 참 딱딱하기만 한 그런 모습의 두 친구가,
여행을 하다가 점차 친구에게 선물을 하는 진정한 기쁨을 깨닫게 된답니다.
곰과 산쥐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무엇인가를 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산쥐의 피리를 불어 보고 싶어서, 곰은 자신의 방석이랑 바꾸자고 하고,
산쥐는 피리를 불어 줄 테니까 곰에게 피리를 달라고 하지요.
결국 산쥐는 곰의 방석에 앉아서 곰의 피리를 부는 격이 되었고,
곰에게 세상 구경을 떠날 것을 제안하였답니다.
산쥐가 길을 가르쳐 줄테니, 곰에게 대신 업어달라고 하지요.
산쥐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로 “그럼 너도 좋고, 나도 좋잖아”랍니다. ^^
두 주인공 산쥐와 곰은 마치 성격이 다른 두 아이들의 모습과도 닯은 것 같아요,
산쥐는 절대 손해 보지 않고, 친구를 자기의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깍쟁이처럼 보이고,
곰은 어리숙하면서도 자기 것도 챙기지 못하고 이끌려 가는 그런 모습의 친구같아요.
산쥐의 요구대로 따라가며서 자꾸 고개를 갸우뚱 거리지만,
그렇다고 산쥐에게 그것이 본래 자기 것이라고 따지지도 않는 그런 유순한 성격을 보여 준답니다.
산쥐는 곰이 자신을 위해 춤을 추는 댓가로 행운의 조약돌을 곰에게 주었는데,
곰이 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개암나무에 걸려 버린 조약돌이
떨어지자 주어서 그것을 갖고 또 곰에게 개암 나무 열매가 다 떨어질 때까지
흔들어 주면 주겠다고 흥정을 합니다.
곰은 마음으로는 자기것인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생쥐의 요구를 들어 주었는데, 생쥐에게 돌려 받은 행운의 조약돌이
달빛에 비치는 것을 보면서 곰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신에게 굳이 필요없는 것을 왜 갖고 싶어했는지.
이미 행복한데 행운의 조약돌이 왜 필요한지 말이지요.
곰은 행운의 조약돌을 생쥐에게 주었어요.
선물하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생쥐의 말을 빌어, “그럼 너도 좋고, 나도 좋잖아” 라고 했답니다.
생쥐는 곰의 변화된 모습에 깜짝 놀랐답니다.
생쥐 역시 선물하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곰에서 냇물에 비친 달빛을 선물하였지요.
두 친구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자연의 선물을 서로에게 선물하였답니다.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되고, 바라는 것 없이 친구가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는 감동이 느껴지는 따스한 책이었답니다.
<아이와 읽으면서 >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라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이도 책을 통해서 자연을 듬뿍 느끼는 것 같았어요.
곰과 산쥐가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따라하기도 하고,
개암나무 열매가 나온 곳에서는 다양한 곤충들을 발견하면서
한참 동안 머물러 있었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꼭 아이와 하는 활동이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책속에서 느낀 감동의 여운이 남아서 아이들과
곰과 산쥐처럼 자연의 것을 선물하는 놀이를 하게 되더라구요.
엄마가 서늘한 겨울 바람을 선물한다고 하자,
소아이는 구름을 제게 선물해 준다고 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뽀뽀를 선물해 주자,
아이는 제게 자기에게 있는 뽀로로 책을 선물한다고 해서,
감동했습니다. 뽀로로책은 소안이가 참 아끼는 것이거든요.
오늘 창밖에 내렸던 눈도 선물하고, 방안의 따뜻한 공기도 선물하고,
아이들과 내 것은 아니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선물하는 것도 참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인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