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지금과는 무척이나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어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다른 버전으로, 다른 매체로 만들어지는 작품을 남긴 작가를, 우리는 위대한 작가라고 부릅니다. 그런 작가 중 한 명인 찰스 디킨스는 남녀노소, 빈부나 신분의 차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읽히며 누구나 감명받을 수 있는 작품을 남긴 몇 안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찰스 디킨스”라는 작가의 이름은 몰라도,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 제목은 몰라도 “스쿠루지”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에요. 그만큼 이 책이 널리, 많이 읽히고 이야기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하지만 만약…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에 나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하는 이 이야기가 지어지지 않았다면, 어떨까요?
<마법의 시간 여행> 44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런 설정으로 시작됩니다. 4명의 뛰어난 예술가를 찾아 도움을 주라는 임무 중 바로 마지막 네번째 임무인 찰스 디킨스를 찾아 도움을 주라는 거예요. 도대체 찰스 디킨스에겐 어떤 일이 닥친걸까요? 잭과 애니는 찰스 디킨스를 찾아 빅토리아 여왕 시대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에서 부자만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비참한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어린아이마저 공장과 광산에서 일했다. 같은 나라에 살고 있어도 부자들의 세상과 가난한 사람들의 세상은 전혀 달랐다. 부자들이 넓은 저택에서 잔치를 벌일 때 가난한 사람들은 굶주림과 배고픔으로 어린 나이에 죽는 경우가 많았다.”… 30 ~ 31p
산업혁명 이후 급격하게 발달하는 사회 속에서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그에따라 많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잭과 애니는 이러한 사실을 책에서 읽기는 하지만 그보다 직접 굴뚝 청소부가 되어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몸소 체험하며 그 억울함과 부당함을 직접 겪게 되지요. 그 와중에 찰스 디킨스를 만나게 됩니다. 찰스 디킨스는 바로 그런 빈부의 격차로 생긴 부당한 사실들을 보고 들으며 마음 아파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자신이 그들을 위해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무척 슬퍼했습니다. 그렇게 작가로서 슬럼프에 빠진 이 위대한 작가를 잭과 애니는 어떻게 도와줄 수가 있을까요?
“나는 앞으로 내 책을 가지고 탐욕과 잔인함에 맞서 싸울 거다. 펜을 칼로 삼아야지. 내 책은 결코 전쟁과 싸움을 칭송하는 일이 없을 거다. 내 책은 언제나 진솔한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 줄거야. 내 책은 착한 사람들이 어떻게 항상 악을 물리치는지 보여 줄 거란 말이다.”…134p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진솔성”에 있었겠지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빈민층 아이들의 삶을 여과없이 묘사하고 그들의 꿈과 희망을 노력과 함께 이루어가는 과정을 그 시대와 아울러 잘 표현해냈기 때문이에요. <<크리스마스의 유령>>은 비록 잭과 애니의 여행을 통해 만난 찰스 디킨스의 이야기이므로 약간의 허구가 가미되어 있기는 하지만 작가의 어린 시절과 그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봄으로서 진짜 그의 작품을 읽고 싶게 만들지요. 위인전은 될 수 없지만 아주 재미있게 한 작가의 위대함과 진실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답니다. 잭과 애니는 다음에 또 어떤 임무를 맡게 될까요? 벌써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