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땐 나를 찾아줘, 마법의 시간여행 220가지 게임과 퍼즐

연령 8~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12월 17일 | 정가 9,000원

눈이 참 많이도 왔다. 매섭게 추운 날이 계속 이어져도 눈이 내리지 않으면 완전한 겨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틀 전부터 내렸던 눈을 제때 치우지 못해 빙판이 되었는데 그 위에 또 눈이 내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행여나 넘어질까 온몸이 긴장된다. 차를 끌고 출근한 남편과 친정의 언니, 형부, 남동생들, 시숙, 올케가 모두 걱정되건만 아이는 마냥 신이 났다. 온 세상의 눈이 우리가 사는 안산시 고잔동에만 내렸으면 좋겠다면서… “정말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하고 묻는 아이에게 평범한 답을 들려주면서 드는 생각, ‘에휴, 흰 눈을 보면서 맘이 설레지 않고 청소 걱정, 안전사고 걱정부터 한다면 애가 아니지. 그래 맘껏 즐겨라’ 하고는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눈싸움도 했다.


이렇게 신나는 날, 2010년의 마지막 주, 품앗이 수업을 받는 아이들에게도 좀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하고 곰곰 생각해 보았다. 마침 얼마 전에 시리즈의 44권이 나왔던 「마법의 시간 여행」과 시리즈 전체 내용을 아울러 재미있는 게임과 퍼즐로 엮은 「마법의 시간 여행 – 220가지 게임과 퍼즐」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부터 딸아이가 심취해서 읽었던 「마법의 시간 여행」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상당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신비한 오두막집에서 펼쳐진 책을 통해 소망을 말하면 책 속의 장소와 시간대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데, 공룡시대와 빙하시대, 우주, 남극과 사막, 피라미드, 타이타닉 등 정말 다양한 곳으로 이동해 흥미진진한 모험을 즐기게 된다. 「마법의 시간 여행」속에 나오는 내용과 이미지 등을 이용해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마법의 시간 여행 – 220가지 게임과 퍼즐」을 이용해 아이들과 즐길 생각에 어떤 것이 좋을까 한참을 뒤져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품앗이 하는 아이들이 모두 세 명이고, 책은 한 권뿐이라 스캔을 받아 확대복사해서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환호성을 지른다. “미로 찾기 진짜 재밌는데…”, “이거 숫자 연결하면 황소가 될 것 같아.” – 완성하고 나니 부츠였다 – , “아! 이 공룡 나르는 공룡인데… 몇 권에서 읽었더라? 맞다 첫 번째 책!” 하며 서로 이야기 나누느라 정신이 없다.

 

 

학교 도서관에는 44권을 제외한 시리즈 전체가 비치되어 있어서 돌아가며 읽었던 책이라 모두들 즐거워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한편, 다음에 설 명절에도 지루해하는 우리 조카들에게 책 속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또 추운 겨울, 야외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기 마련인데, 심심할 때마다 아이와 함께 읽었던 책을 떠올리며 한 장씩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책을 그대로 스캔해서 아이들에게 주는 게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건 아닐까 하는 점이다. 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복사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니 출판사가 혹시 알더라도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며 혼자 북치고 장구도 친다. ^^


순수하게 흰 눈을 보며 온전한 기쁨에 빠져있는 우리 아이를 비롯한 수많은 아이들에게 놀라운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작가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