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필요했던 친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11월 30일 | 정가 11,000원

뚱보가 세상을 지배한다

-K.L. 고잉 (비룡소)

– 2010년 12월 27일 ~ 28일

길거리를 지나가기만 해도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거구의 몸집을 가진 남자 아이가 있었다. 친구들과 동생에게까지 무시를 당하며, 집에서 조용히 지내던 아이.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고 지하철 승강장에 발을 내딛었을 때, 뒤에서 부르는 말라깽이. 그 말라깽이 덕분에 트로이는 새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 말라깽이 아이는 학교에서도 유명했던 ‘커트 맥크레이’였다. 자유로운 생활로, 천재 기타리스트라 불리며 모든 아이들의 우상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학교에서 사라져 버린 커트.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만남을 계속 이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커트는 트로이에게 드럼 쳐 볼 것을 제안한다. 드럼을 오래 전 잠깐 쳐 본 적 밖에 없는 트로이는 얼떨결에 동의를 하게 되고, 트로이가 우상으로 여기던 ‘스맥 메탈 퍼핏 밴드’에게 드럼을 배울 기회, 같이 공연에 설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익숙하지 않은 트로이는 첫 공연장에서 토를 한다. 많이 걱정하고, 며칠 간 커트와도 연락을 끊었던 트로이의 걱정과 달리 관객들은 토를 한 것마저 락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커트는 며칠간 트로이를 찾아다니고, 조금은 진정이 된 트로이에게 커트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나치는 가식을 보여준다. 가식에 둘러쌓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트로이는 드러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갑자기 쓰러진 커트. 커트는 급하게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받는다. 알고보니 커트는 오래 전부터 약을 하고 있었다. 치료를 받아야함에도 커트는 공연을 하겠다고 생떼를 부린다. 트로이는 공연을 하기 전 한 가지 큰 결심을 한다. 커트의 마약을 끊게 하기 위해 트로이의 집으로 데려오려는 것이다. 퇴원을 해도 갈 곳 없는 커트는 미래를 대비해 화분 속에 몰래몰래 약을 훔쳐다 숨겨놓고 있었다. 그 화분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고, 커트와 함께 살도록 해달라며 설득한다. 우여곡절 끝에 커트는 퇴원을 한 후에도 따뜻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쉼터가 생겼고, 모두들 보는 가운데서 힘차게 공연을 시작했다.

내 주변에도 뚱뚱한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주눅이 들어있다.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면에서도 다른 친구들을 의식해 답답할 때가 많았다. 트로이도 분명 처음에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자존감이 낮았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커트를 만남으로써 트로이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트로이는 달라지려고 노력만 했다면 커트를 만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멋지게 살아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의 친구들도 외모를 의식해 주눅 들어 있기보다도 조금 더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곧 정말 뚱보가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자살까지 하려고 마음먹었던 아이를 세상과 만나게 해준 커트. 겉으로는 자유롭고 멋있게만 보였던 커트의 다른 이면을 발견하고 그 상처를 보듬어준 트로이. 이 둘은 힘들고 새로웠기에 앞으로 펼쳐질 우정이 넓게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