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시선을 맞춘다는 것은 남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준비되었다는 것도 된다. 이 그림책은 조금은 시선이 특별나다. 우리가 보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뱃속에서 엄마의 배꼽구멍을 통해 세상을, 그리고 가족을 본다는 이야기이다.
아이가 세상과 만나기 전 이렇게 먼저 세상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책 표지의 그림도 아기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주고 있어 사실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배꼽을 통해 본 가족의 모습은 아마도 아기가 태어나기 전,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의 생각이기에 알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아기도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들의 이야기를,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러기에 말 한마디도 중요하고, 행동 하나하나도 중요하다.
아기는 이렇게 뱃속에서부터 가족과 만날 준비를 한다. 마치 아기가 직접 말을 해 주는 것처럼 생생하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지만, 분명 이러했을거야라고 짐작도 해 보게 한다.
책을 보고 있으면 아기는, 태어날 아이는 가족들을 정말 만나고 싶어 하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만 더불어 가족들도 이 아이를 정말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기도, 가족들도 서로를 만나기 위해 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다. 아기는 배꼽구멍을 통해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고, 가족들은 엄마의 배를 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