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
‘도서관’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평소에 도서관을 즐겨찾던 나라서 그랬나보다. 집에 오니 내 책상에 노란색 표지에 책장이 그려져 있는 책이 놓여있었다. 그 때부터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나갔다.
6살 진주는 ‘펄 헤어숍’을 운영하고 있는 말더듬이 엄마와 같이 살고있다. 진주에게는 말더듬이 엄마때문에 친구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항상 놀이터를 갈 때는 놀림받지 않으려고 늦은 저녁에 가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이라곤 ‘펄 헤어숍’에 있는 ‘레이디경향’이나 ‘여성동아’밖에 못 읽어보았던 진주가 ‘이금례 도서관’에 가보았다. 얼마전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터에 이 도서관이 세워진것이다. 처음엔 무서워서 들어가보지 못했지만 한 번 가고나니 책이 재밌어져 거의 매일가고 있다. 6살밖에 안 된 진주가 책을 읽을 수 있다니. 한글은 3살 때 떼었다고 한다. 나는 책을 거꾸로 들고 마음대로 지어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읽어지기 시작했다. 진주는 그 나이에 ‘마틸다’를 읽었다. 나는 작년에 읽었는데. 그렇게 빨리 책을 읽게 된 진주가 부럽다.
정호는 키가 작은 축구부 아이다. 축구부에서도 키가 유난히 작아 13살, 6학년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까무잡잡하고 ‘공부’에 ‘공’자도 모르는 정호가 책에 재미를 붙이게 된 날은 ‘펄 헤어숍’에서 머리를 하고 나온 날. 우연히 수정이를 따라 ‘이금례 도서관’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박지성 선수에 대한 책을 읽고 도서관에 자주 들르게 되었다. 과연 정호가 공부,축구,독서에 빠지지 않는 우등생이 될 수 있을까?
‘이금례 도서관’의 사서 진숙씨. 진숙씨는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혼자 외로이 살아왔다. 그러면서 우연히 김밥 할머니 덕분에 이 도서관에 사서로 들어왔다. 도서관에서 일하다 보면 진주나 정호같이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긴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주와 정호와는 달리 어려운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매일 2층 열람실에서 190번 책꽂이 앞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남자. 진숙씨는 그 남자의 직업이 소설가라는 걸 알아챘다. 그런데, 사건은 터졌다! 도서관이 정전이 된 날, 진숙씨가 그 남자의 노트북을 떨어뜨려 망가트린것이다! 며칠동안 그 남자나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남자가 나타났다. 뜻밖의 답변이었다. 자기가 새로 시작하게 ‘도와’주어서 다행이라니. 진숙씨는 드디어 소설가를 ‘도와’주었다.
고독을 좋아하는 수정이. 수정이는 도서관이 생기고 나서부터 자주 들렀다. 그 날은 짜증이 나서 무작정 도서관으로 왔다. 그리고 ‘몽실 언니’를 꺼내들고 3층 열람실에 갔다.한 참동안 읽다가 잠이들었다. 수정이가 깬 다음은 이미 도서관에 갇힌 뒤였다. 수정이는 오히려 잘 됬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됬다.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곧이어 경비아저씨가 나타나 수정이를 구해주었다. 수정이는 요 며칠간 도서관에 들르지 않았지만 도서관이 보고싶어 결국 되찾아왔다. 그렇게 큰 도서관에 홀로 남은 수정이가 새벽까지 버티고 있었다는게 신기하다. 나 같으면 울고 불고 날리를 쳤을 거다. 어쩌면 무서워서 눈을 꼭 감았을 수도 있다.
말더듬이 명혜씨는 어릴 때부터 상처가 남아있다. 이런 명혜씨가 참 불쌍하다. 남편없이 진주를 키우고 말더듬이라서 소외감이 있는 명혜씨. 하지만 명혜씨에게 천사같은 진숙씨가 찾아온다. 진숙씨는 늦은 밤, ‘펄 헤어숍’에 들러 머리를 하고 갔다. 아마 그 때부터 친해졌던것 같다. 그 후로 진숙씨와 명혜씨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언젠간 도움만 받던 명혜씨가 진숙씨에게 도움을 주었다. 둘이서 앞으로 더 잘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