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적엔 나만의 그림책이 있다는건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
책선물이라는건 초등학교 졸업할때 받은 사전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동네의 한 아이가 이쁜 공주가 많이도 나오는 그림책을 한질 가지고 있어 그 그림책을 보고싶어 날마다 놀러갔던 기억도 나고,
마을회관에 완전 누리끼리 색깔이 변한 동화책들 몇번씩 빌려보기도 했었어요.
당시에 우리 마을에 있던 교회가 어떤 단체로부터 책이나 물품같은 지원을 많이 받아서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빌려주었지요.
정말 매일 들락날락하며 책을 빌려 읽던 기억이 납니다.
시골에서 자랐지만 막내여서인지 부모님도 제가 책을 보고 있으면 일을 많이 시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말 집에 떡 하니 문학작품 한질이 꽂혀있는 아이들을 보면 어찌나 부럽던지요.
그렇게 좋아하던 책도 어른이 되면서 점점 손에서 놓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다시 그림책에 관심이 생기고, 아이에게 읽어주다보니 점점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지요.
가끔은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 좋아하게 되는 그림책도 있더라구요.
이번에 새롭게 만난 <나무는 변신쟁이>라는 그림책 또한 그랬어요.
나무를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다루는 책들이 많이 나와있어 소재 자체는 크게 남다를건 없었지만 화면가득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옆으로 책장을 넘기는 보통의 책과는 다르게 위로 펼치게 되는 그림책인데요.
그래서인지 세로로 길게 쭉쭉 뻗어있는 나무의 모습은 책 안에 다 담을 수 없을만큼의 크기를 짐작케 해주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은 아주 큰 할아버지 나무와 작은 나무 하나가 나무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을 때 사계절내내 변함이 없던 작은 나무가 예쁜 꽃을 한아름 피워냅니다.
봄이 올 때까지 주무시는 할아버지 나무에게 작은 나무는 봄이 오면 겨울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들려줄 거래요
할아버지 나무가 깨어나면 작은 나무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바쁘겠지요?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지는 그림책을 보는 이들에게 상상으로 맡기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