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도 없고 탄식도 없고 전쟁도 없다.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고통조차 없다.
그곳에서 시온, 너의 희망은 뭐지?
한 줌의 절망도 없는 곳에 존재하는 희망의 의미는?
능력으로 사람을 ‘분리’하는 도시 NO.6.
최고 등급으로 평가받아 엘리트로 살던 시온의 인생은, 열두살 생일, 방으로 침입한 VC, 생쥐에 의해 바뀌어 버린다.
이후 시온은 특별 대우 자격을 박탈당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쫓겨났다.
사년 후, 시온이 일하는 공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한 남자가 말도 안되는 속도로 사후경직을 겪고, 늙어버린 채 죽어버린 것. 그 사건이 일어난 날, 시온의 엘리트 친구 사후는 시온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다. 그리고 시온은 생쥐를 본 듯하다. 다음 날, 시온의 동료 야마세도 똑같은 증세로 죽었다. 시온은 야마세가 죽은 후 몸에서 벌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두 사건 모두에서 현장에 있었던 시온은 연행된다. 시온 정도의 지식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격을 박탈당하고 그 복수심으로 사건을 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온은 갑자기 튀어나온 생쥐의 도움으로 탈출하고, 서쪽 구역으로 숨어든다. 시온은 자신의 몸에서도 야마세와 같은 증상이 보이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또 한번 생쥐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그 증세의 원인은 ‘기생벌’로 추정된다. 그런데 생태계까지 보안이 철저한 NO.6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 다음 편에 계속.
사실, 이런 류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상상도 하기 싫은 곳이다. 이런 곳을 간접체험해야 한다는 것이 별로 유쾌하지 않다. 그래도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다. 처음에는 배고픔도, 탄식도, 전쟁도 없는 곳이라면 굉장히 이상적인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보이는 도시의 이면에 벌써 질리기 시작했다. 나는 용기있는 시민이 아니기 때문에 시온 같은 행동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시에 나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생쥐를 그냥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쥐와 시온의 대화가 떠오른다.
-인간은 간단히 인간을 죽일 수 있어.
-그렇지만 구할 수도 있잖아?
-뭐라고?
-넌 나를 구해 줬어. 생쥐, 기생벌은 동료를 구해 주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아. 그렇지만 인간은 인간을 구해 줄 수 있어.
-너 정말 구제할 길 없는 멍청이야. 꼭 그렇게 사람 속 긁는 말만 골라서 해야겠냐? 말했잖아. 난 빚을 갚았을 뿐이라고.
-나도 말했어. 충분히 돌려받았다고.
-사람이 좋구나. 자기가 빌려 준 걸 그렇게 가볍게 치다니.
-넌 남에게 베푼 것을 그리도 비싸게 계산하니?
서로를 죽이기도, 구하기도 하는 인간…아직 1권밖에 되지 않아서 고작 사건의 시작일 뿐이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많은 생각이 들게 해준 책이었다.
부 숴 라 . 깨 뜨 려 라 . 무 엇 을 ? 모 든 것 을 . 모 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