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라는 말만 들어도 움츠러드는 사람이 있다. 용기있게 종이를 펴고 앉아보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까 막막하기만 했던 기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살아온 시간과 경험이 있는 어른들도 그러할진대,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글쓰기’가 풀어야할 숙제처럼 되어 버린 건, 많은 정보와 지식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지금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그렇게 만들었고, 아이들의 입시대책이 그렇게 만들었다.
글쓰기, 왜 중요할까? 이 책에서는 ‘글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아이는 학교에서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어느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낸다. 글쓰기는 모든 과목에서 아이의 학습 성취도에 큰 영향을 준'(p.9)다고 말한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사회에 나가서도 이어진다.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훌륭한 생각을 가진 아이도 혼란스러운 글을 쓰거나 시험에서 나쁜 점수를 받'(p.10)을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많이 읽고 많이 알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대답이 흔히 나오지만, ‘글쓰기 실력은 의미있는 여러 가지 글쓰기 경험을 통해서만 향상될 수 있'(p.11)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저자는 아이가 글쓰기 경험을 쌓는 데는 가정이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글을 열성적인 부모나 친구와 함께 나누도록 격려받았을 때 글을 더 잘 쓰게 되었으며 집에서 글을 쓰는 아이들은 글쓰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글쓰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어떻게 이끌어주어야 할까?
자발적인 글쓰기가 가능한 아이는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고 글쓰기 외에도 다양한 관심사를 갖는다. 이 책에서는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하게 하는 방법과 아이의 글에 적절한 격려를 보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저자는 ‘오늘은 이렇게’라는 팁을 통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한번 시도해봄직하다. 이런 시도를 통해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부모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아이들의 능력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다. 유아기의 초기 경험들은 나이의 뇌를 이루게 되고 그 경험들이 이후의 활동에 도움을 주게 된다. 저자는 특히 생후 2년을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보았는데, 이는 ‘뇌발달’에서 시냅스의 형성시기와 일치하는 것 같다. 유아기에는 언어의 기초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때는 말을 많이 해주고, 아이의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또한 책읽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습관을 형성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글쓰기를 자극하기 위해 가족게시판을 활용하고 생활 주변의 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아이만의 글쓰기 공간을 마련해주고 도구를 준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유아기, 초등저학년, 고학년에 맞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에게 글을 쓰라고 닥달할 것이 아니라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글을 쓰는 과정에서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는데,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글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서 시도해볼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제시한 모든 방법들을 그대로 따라하기보다는 아이를 잘 관찰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거나 지금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고민해보아야할 것 같다. 글쓰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그냥 막 쓰는 글이 아니라 그 글쓰기가 의미있는 활동이 되어야 하고 이후의 글쓰기로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한솔이는 6살이다. 엄마 아빠가 항상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글쓰는 모습을 보여주었기때문에 한솔이에게는 낯선 일이 아니다. 엄마 아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편지나 메모를 써서 전달하기도 한다. 물론 그에 대한 대답도 가능하면 글로써 전달하는 편이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답을 받았을 때, 또는 자신이 요구한 일이 이루어졌을 때 아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워한다.
글쓰기, 과연 어렵기만 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