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나 스스로도 의아하지만 이책이 내생에 처음 읽은 판타지 책이다.
그 유명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등을 한번도 영화로도 책으로도 본 적이 없다.
읽고 싶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외면했던 영역.
그런데 이 한권의 책이 날 판타지라는 원더풀한 세계로 안내해주었다.
그동안 왜 판타지의 세계를 느끼지 못했냐며 마치 항변이라도 한듯 영롱한 에메랄드 보석처럼 내게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안겨 준 책.
장장 610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인데도 마지막장이 다가올 수록 헤어지기 싫은 연인과 헤어지는것처럼 아쉬움만 더 느끼게 해주는 책.
날다마 할일이 쌓이고 졸려도 틈만 나면 보고 싶게 하는 힘.
600장을 언제 다 읽지 하던 무거운 마음대신 머리속에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력을 만들어주는 책.
그래서 2권 출간이 너무 기다려지는 책이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상상력으로 만들어 냈을까 싶어 존 스티븐스라는 작가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
한장 한장 한인물, 배경등을 읽을때마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읽게 된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내가 생각했던것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 궁금해지고,
글자들이 만들어내는 신비롭고 멋진 세계를 눈으로 보이는 화면에서 과연 제대로 펼쳐보여줄 수 있을까 의아해진다.
상상력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라는걸 처음 느꼈다.
이야기속에서 삼남매의 똘똘뭉친 사랑이 부럽다. 우리 아이들은 둘밖에 없는데도 틈만 나면 티격태격한다. 위기는 결속력을 다져준다는데 우리 애들에겐 그런 긴장감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책을 덮고 때마침 tv를 봤는데 마법을 다룬 영화가 나왔다. 다른때 같으면 볼것도 없이 채널을 돌려버렷을텐데 어느새 끝까지 다 보고 아쉬워한다.
‘에메랄드아틀라스’ 이 한권의 힘은 세상 모든것을 경제적인것과 그렇지 않은것으로 이분시키던 딱딱한 나의 일상에 부드러운 연골같은 틈을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하다.
진짜 진짜 2권이 기다려진다.
사탕빨던 입안이 허전하듯 두툼했던 손안의 묵직함이 또다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