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 아이와 함께 광개토 대왕을 만났다. 드라마에 인기 때문인지, 작은 아이의 눈이 반짝 거린다.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를 외치는 드라마의 영향 덕분에, 매일 아무곳에서나 이 대사를 외치더니, 책을 여간 재미있게 읽는 것이 아니다. 선비족이 세운 나라, 후연도 어렵지 않게 다가오니 말이다.
391년, 열여덟 살 되던 해에 고구려 제19대 왕이 된 광개토 대왕은 이후 이십여 년 동안 사방으로 군대를 이끌고 다니며 쉬지 않고 정복 전쟁을 벌였다. 광개토 대왕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거란을 정벌해 포로로 잡혀갔던 고구려인들을 데려왔으며, 392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백제를 공격해 한강과 서해 바다의 길목에 자리 잡은 전략적 요충지 관미성을 함락시켰다. 396년에는 58개 성과 700개 마을을 빼앗아 아신왕의 항복을 받는 등 백제를 완전히 꺾었다. 400년, 광개토 대왕은 왜의 공격을 받은 신라에 군대를 보내 왜, 가야, 백제, 신라를 제압하며 남방 정벌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광개토 대왕은 북쪽으로 눈을 돌려 서북쪽의 거란족을 정복하고 동북쪽의 숙신을 고구려 편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선비족이 세운 후연에 여러 차례 큰 승리를 거두며 요동 지방을 포함한 만주 대부분의 땅을 차지했으며, 동부여를 공격해 동북쪽으로도 세력을 떨쳤다. 광개토 대왕이 다스리던 때 고구려는 북으로는 만주의 흑룡강, 남으로는 임진강, 동으로는 러시아의 연해주, 서로는 요하에 이르는 드넓은 영토를 아우르는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광개토 대왕의 영호가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이다. 대왕도 위대한 왕이 아니면 붙이지 않는데, 태왕이라는 영호를 받은 왕은 흔치 않을 것이다. 39세의 짧은 생을 맞쳤다고 책은 이야기 하지만, 사실 유무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꽤나 충격인듯 하다. 열여덟의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다는 것도 이상한듯 하다. 드라마 덕분으로 흥미도 갖게하지만, 많은 부분을 헷갈리게 하는것도 다분하다. 드라마속 담덕을 18세로 보기엔 힘이드니 말이다.
<새싹인물전>을 처음 접했다. 위인전이 아닌 인물전. 출판사 기회의도 처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보다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 인물, 큰 성공을 성취한 사람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진실하고 철저했던 인물들을 새로운 인물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초등 저학년 위주로 만들어져서, 일반적인 위인전에서 흔히 다루는 태몽이나, 신비한 이야기 대신 동화 형식으로 생애를 알려주고, 조금더 많은 부분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부록엔 충실한 내용과 사진 자료들이 담아있다. ‘사진으로 보는 인물 이야기’,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역사의 순간’ 등이 있어서, 인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정세까지도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책은 한번만 읽고 묻어두는 것이 아니다. 유아기에 읽은 책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때 읽은 책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동일한 책임에도 읽는 연령에 따라서 다르게 다가온다. 그러기에, 비룡소에서 나온 <새싹 인물전>은 처음 한번만으로 끝내는 책이 아니라, 몇개월 후, 몇년 후,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