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과학 그림동화 중 한 권인 [팔랑팔랑 버들잎 여행]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 작가인 안네 묄러의 작품이다.
과학 동화류들은 과학적 지식 전달을 우선시하다보니
어색한 스토리가 전개되어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비룡소 과학 그림동화 [팔랑팔랑 버들잎 여행]은 그런 점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나뭇잎 열 장의 여행을 통해
신비로운 자연의 순환을 알려주는 이야기.
또한 권장 연령과 주제가 확실히 명시되어
아이의 월령과 관심사에 맞게 골라주기 편하다는 것도 맘에 들었다.
이 책은 연령은 5세부터, 주제는 자연의 순환- 이라고.
버들잎 10장의 여행을 의미하는 10이란 숫자.
난 몰랐는데 찬이가 이거 보고 읽더라.
원제에도 “ZEHN(10)”이라는 독일어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버들잎 열 장이 포인트!
겨울이 올 때 즈음
힘없이 매달려 있는 버들잎 열 장.
바람이 불어 후두두 어디론가 날아간다.
버들잎은 각각 시냇물, 공원, 마른 나뭇가지들 사이 혹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버드나무 바로 옆에 떨어지기도 하며
각자의 사명(?)을 살아가게 된다.
마치 버들잎을 실제로 붙인 듯한 세세한 묘사는 물론이고
선명한 물총새가 인상적인 일러스트.
붓 터치보다는 종이를 찢어 붙인 표현인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소 거칠고 아무렇게나 붙인 듯한 자연스러운 배경 속에
물총새나 청설모 등 메인 모델은 포근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열 번째 버들잎은 버드나무 바로 밑에서 지렁이의 먹이가 되고.
다시 봄이 되어 거름이 된 버들잎 덕분에
이쁜 열 장의 버들잎이 다시 돋아나온다는 이야기.
자연스럽게 자연의 순환과 동물들의 생태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큰 하나의 주제(자연의 순환) 안에
동물들, 곤충들 하나조차 신경써서 배치한 듯 예사롭지 않다.
호두 껍데기와 버들잎으로 돛단배를 만들어 보자는 독후 활동도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글밥이 많지 않아 5세 이전에도 괜찮을 것 같다.
생명의 순환을 이해하기엔 어저면 5세 이상도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고 평이한 설정이라 무난하게 읽힐 수 있다.
비룡소 과학 그림동화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해준 좋은 책이다.
4살 짜리 찬이도 나뭇잎이 어딘가에 떨어져서 제 몫을 해내는 스토리를 이해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