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반응 전후에 있어서 반응물의 모든 질량과 생성물의 모든 질량은 같다.’
이 이야기는 허영심많은 엄마를 피해 독립하고자 하는 열여섯 초아의 이야기이다.
사기를 치다 망해버린 초아의 엄마는 초아와 초아의 동생인 청록이(사실 엄마만 같지, 아빠가 다르다) 둘을 데리고 초아의 할머니가 있는 섬으로 들어간다.
십육년간 연락을 끊고 지낸 초아의 할머니에게 초아의 엄마가 찾아가는 속셈은 초아 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가치있는 고문서를 가지고 오기 위해서이다.
섬에 들어가 초아 엄마는 섬에 사는 춘삼이 아저씨네 앞마당에 도자기가 묻혀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보물찾기에 들어간다.
보물을 한창 찾고 있던 어느 날, 일곱살 청록이가 갑자기 왠 도자기를 건네주게 되고, 초아 엄마는 그 도자기가 청자임을 확신한다.
하지만 감정 결과, 그 도자기는 중국산 도자기였고, 설상가상 초아 엄마가 믿고있던 고문서마저 노비문서로 밝혀지면서 초아 엄마는 패닉상태에 빠진다.
초아 할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 모아두었던 돈을 초아 엄마에게 주게 되고, 그 돈을 가지고 초아 엄마는 섬을 떠나려고 계획한다.
하지만 초아는 섬을 떠나기가 싫은 마음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결국 엄마 혼자 섬을 떠난다.
나중에 돌아온 엄마는 다시 옛날처럼 허영심 많은 엄마로 돌아와있었고, 엄마는 대치동 반지하방을 얻어놨다며 초아와 청록이를 데리고 간다.
위 줄거리를 보면 ‘뭐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섬에 있는 한 달 동안 초아는 많이 달라졌다.
섬에 가기 전의 초아는 부끄러운 엄마에게서 독립해 살아가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섬에서 초아는 자신의 엄마가 자신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 모진 엄마인 줄로만 알았는데,
우연히 엄마가 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엄마도 결국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섬에 머무르면서 엄마의 힘든 성장과정도 듣게 되고, 또 여러가지 많은 것을 느끼게 되면서 초아의 마음은 한층 성장했다.
처음에는 섬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어했던 초아가 나중에는 섬을 떠나기 싫어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처음에는 초아 엄마때문에 초아와 청록이까지 멀리했던 할머니는,
결국 마음을 열고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아낌없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엄마의 모성애만큼 할머니의 손자 손녀 사랑도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여섯살 초아가 외딴 섬에서 한 달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가는 이야기.
10대라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골로 돌아간 듯 편안한 느낌으로 즐겁게 읽었다.
나중에 뭔가 마음이 불편한 일이 있을 때,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쳐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