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홈페이지에 갔을 때 신간도서로 이 책이 소개되어져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뉴베리상, 뉴베리아너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는 ‘제리 스피넬리’라는 작가가 쓴 책인데다가
처음엔 재미있어 웃다가, 깜짝 놀라게 되고, 결국 감동하게 된다 -《북리스트》라는 문구가 있어서 아주 많이 기대를 하고 책을 보았다.
그런데 청소년 성장소설이라기엔 조금 분위기가 어둡다.
주인공 데이비드와 프림로즈(앵초꽃이라는 특이한 이름이다.)는 아홉살과 열세살이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서로 달라보이는 이 둘 사이에는 결손 가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는 작년 4월 29일에 사고로 엄마를 잃었다. 프림로즈는 아빠는 없고 엄마가 있는데 항상 말도 안 되는 점을 보며 딸에게 무심한 엄마이다.
이 책의 시작은 부활절에서 시작한다. 엄마를 대신하려 하는 할머니가 마냥 짜증나기만 한 데이비드는 이날도 억지로 부활절 달걀 찾기 대회에 나가게 된다.
그러다 자고 있던 프림로즈를 만나게 되는데 가만히 있는 프림로즈를 죽은 사람으로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둘은 서로의 아픔을 알아가며 우정을 쌓게 된다. 그 후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마지막에 ‘손 흔드는 남자’를 만나러 필라델피아로 가는 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둘은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각자의 아픔을 치유하게 된다.
그 둘과 친한 존은 이들에게 지렁이 잡기를 제안한다. 벌레나 지렁이를 잡으면 그 수만큼 돈을 주는 건데 여기서 가장 비싼 ‘밤 지렁이’가 나온다.
밤 지렁이? 처음 들어보는 단어라 여기저기 찾아 보았지만 결국 못 찾았다. 밤 지렁이가 실제로 있는게 맞나?
프림로즈는 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랑 같이 자는 게 싫어 자동차에 자신의 방을 만들고 그곳에서 잔다.
데이비드는 자신을 항상 챙겨주려는 할머니에게 아주 재수없게 대한다.
그래서 보면서 약간 불편한 느낌도 들었다. 13살인 프림로즈가 화장을 하고 엄마노릇을 한다는게 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됐다.
청소년 성장소설이면 뭔가 공감할 부분이 많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엄마 학창시절을 재미있게 그린 ‘써니’란 영화도 엄마는 별로 공감안된다고 투덜거렸다. 사람마다 공감하는 부분이 다르듯이
우리나라 청소년이 아니라 내가 덜 공감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님 나는 사랑을 쏟아주는 엄마, 아빠가 곁에 계셔서
데이비드와 프림로즈의 아픔과 반항을 다 이해할 수 없는지도…..
책에 나와있는 처음엔 재미있어 웃다가, 깜짝 놀라게 되고, 결국 감동하게 된다 -《북리스트》 이 문구를 보며
어디가 재미있고 어디가 깜짝 놀라게 되고 언제 감동하게 되지?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책을 다 읽게 되었다.
기대했던 게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 맘에 들진 않았지만 마지막에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곳에선 감동적이었다.
대화 中
“달걀과 돌멩이 중 어느 것으로 맞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나는 달걀이 더 나은 것 같아. 달걀은 깨지면 주변이 좀 엉망이 되겠지만 돌멩이처럼 아프지는 않잖아.”
나는 돌멩이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계란이 아까울 뿐더러 주변이 더러워지지만 돌멩이는 깔끔하게 그 순간만 아프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