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땐, 소풍가는 날 제발 비가 안 왔으면…
여행 가는 날 제발 비가 안 왔으면…
비가 오면 짐도 늘고 다니기 거추장스럽고 그래서 이런 날은 더 간절하게 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질 때가 있습니다.
비가 내릴 땐 주위가 참 조용하죠.
길에 다니는 사람도 적고 놀이터에도 나와서 노는 아이들 하나 없고요
늘 시끌시끌한 주변이 조용해 지는 날.
비가 내리는 날은 주위 환경도 기분도 많이 차분해짐을 느낍니다.
야호, 비온다! / 비룡소 / 피터 스피어
지금은 아닐 수 있겠지만
분명 우리 어른들도 어릴 땐 비 내리는 날도 좋아했겠지요?
우비 입고 밖에 나가 뛰어놀던 기억, 그냥 우비도 필요없다 비를 맞으며 놀던 기억들.
빗물이 고인 웅덩이로 점핑하던 기억.
지금은 환경오염으로 산성비다 뭐다해서 비 맞기가 많이 무서운 세상이 된 것이 마냥 안타깝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야호, 비온다!’ 책을 보고 있자니 어릴 적 기억도 떠오르고,
두 남매가 비 내리는 날 동네 주변을 거닐며 노는 모습들,
이 비가 언제 그치나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비의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글이 없지만 그림을 통해 비 내리는 날의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그런 책을 이번에 만났어요.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쐬는 날.
두 남매가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합니다.
나뭇가지와 그네 위에 새들이 앉아 지저귀고 빨랫줄에는 빨래들이 주렁주렁 널려있네요.
머리 위로 톡! 빗방울이 떨어지면 우린 손을 뻗어 비가 오나 확인하죠 ^.^
작은 방울 내리던 것이 굵어지면서 쏟아부으면 다들 비를 피해 어디론가 달립니다.
비가 와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아이들.
우비랑 우산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는 남매입니다.
그림책에는 비오는 날, 두 남매가 빗속에서 즐기는 하루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비를 피해 숨어있는 동물들도 만나보고 진흙에 신발도장 찍기 놀이도 해보고
물 웅덩이를 첨벙이면서 지나쳐보기도 하고
우산을 뒤집어 쓰고 비를 받아보기도 하고요.
아아들이기에 이 비를 더 잘 즐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물을 튀기면 정말 짜증날 듯한데 아이들은 좋다고 낄낄 깔깔 대겠지요 ^.^
글이 없더라도 그림으로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어 아이랑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그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할만큼 삽화에 디테일이 있고 아주 짜임새 있게 구성이 되었습니다.
순간순간 재미있는 광경을 잘 담아내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네요.
비를 피해 집으로 향하는 두 남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코코아라도 마시면 그때의 그 노곤함이란 ㅎㅎㅎ
오늘 빗속에서 하루를 충분히 즐겼다면 내일은 날이 개고 해가 쨍쨍했으면 하겠지요.
그럼 또 다른 놀이를 할 수 있을테니깐요 ^.^
2층방 다락 창문을 통해 얼굴을 빼꼼히 내민 남매의 모습에서 그 마음이 전해집니다.
밤 사이 비가 그치고 해가 나네요. 하늘은 청명하고 아침공기마저 상쾌합니다.
나뭇잎에 맺혀있는 빗방울이 다 마르고 하면
빨래도, 젖어있는 잔듸도 뽀송뽀송해 지겠지요.
아이와 엄마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요즘은 그림책을 읽을 때,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그림을 보면서 대화를 하는데요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기도 하고 엄마의 생각도 공유함으로써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