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는 내가 좋아하는 색에 달걀이 있는 게 끌렸다. ‘행복의 달걀 찾기’라는 말을 듣자 줄거리와는 다르게 난 두 남매가 나와 행복이란 걸 찾는 내용인 줄 알았지만 첫 페이지부터 내가 생각한 내용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주일에 한 번씩 오는 바쁜 아빠 덕에 할머니와 살게 되면서 마음의 문을 닫는 데이비드는 부활절축제로 달걀 찾기 대회에 나가게 된다. 그러다 숲속 깊숙이 들어가게 됐는데 누워있는 프림로즈를 발견하고 죽은 시체로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후에 책읽어주는 곳에 가서 프림로즈를 만나 오해를 풀고 별난 친구가 된다. 둘은 친구가 되고 지렁이를 잡거나 고물을 모으는 등 투덕거리면서 친해지게 된다. 그러다 필라델피아로 가다 어둠과 맞닥뜨리고 둘은 숲속에서 밤을 지새운다.
프림로즈는 자칭 점성술사인 엄마와 같이 사는 13세 소녀이다.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고 어릴 적에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며 잠도 자고 싶지만 딸을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않고 소홀히 하는 엄마 덕에 마음의 문을 닫게 된 프림로즈와 엄마를 그리워하며 해 뜨는 것도 절대로 보지 않는 여린 9살 소년 데이비드. 투닥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풀려버리고 데이비드는 프림로즈의 머리를 땋아준다. 천진난만한 건지 둘이 죽이 척척 맞는 건지…….4살이나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저리 잘 어울리고 놀까하지만 우리오빠와 여동생만 봐도 그렇다. 4살 차이인데도 툭하면 싸웠다고 툭하면 화해해 놀고 중간에 낀 내가 볼 때면 데이비드와 프림로즈와 같은 코미디커플이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정말 현실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판타지도 없고 억지도 과정도 꾸밈없는 글이다. 할머니는 엄마를 대신 해 줄 수 없다며 할머니를 싫어하는 아이의 혼내주고 싶은 솔직담백이 들어있고 프림로즈가 데이비드의 엄마인 척하여 책읽어주는 곳에 가다 데이비드가 소리를 꽥질러 실패한 것도 아이다움이 들어있다. 서로 큰 밤지렁이를 갖겠다며 실랑이를 하다 지렁이가 끊어져 싸우는 것도 어느 하나 제대로 성공한 것이 없는 재밌고 있음직한 이야기다.
이 둘은 부족한 점이 있는 아이들이다. 남들이 편견을 많이 갖는 한부모가정, 결손가정이다. 그러나 서로 지내는걸 보면 전혀 부족하지 않은 오히려 풍족한 아이들이다. 한부모가정에서 자란다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트집 잡지만 오히려 모난 이 두 사람이 맞부딪쳐 싸우고 정들고 하다 보니 어느새 행복의 달걀처럼 둥그렇고 매끈한 달걀이 되어 있을지 누가 아는가. 두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싸움과 정으로 치유해주고 있음을……..
후에 프림로즈와 데이비드가 경찰에게 발견해 집에 돌아왔을 때 프림로즈의 엄마는 프림로즈를 애타게 기다린 표정으로 있었다. 프림로즈의 엄마가 프림로즈에게 많이 표현을 안 해주어서 그렇지 프림로즈를 둘 없이 사랑한건 분명한 사실인데 프림로즈가 알아주지 않아 서로 오해만 쌓아 온 것 같다. 그 소동이 끝나고 집으로 갔을 땐 둘의 오해가 풀리고 사랑스런 모녀지간이 되었으면 한다. 데이비드 또한 할머니에게 틱틱 대는 걸 멈추고 다시 예전의 할머니로 봐주어서 정말 다행이다. 결점이 많아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자신의 불행을 크게 만들고 주위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에게 가슴 따뜻해지는 달걀이야기를 추천하고 싶다. 아무리 모나고 삐뚠 사람도 그들만의 행복의 달걀이 있고 그 달걀이 있어 그들이 변해 간다는 걸 나는 야무지게 말해주고 싶다. 나도 나만의 달걀이 있고 그걸 찾기 위해 노력중이니 아니 어쩌면 이미 가지고 있지만 깨닫지 모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