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타지의 한획을 그을 만한 공룡 전사 빈. 빈 만세~!!! 타로 만세~!!! 한상호 만세~!!!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7월 30일 | 정가 15,000원

와우~~  한상호 작가는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다.  공룡에 미쳐있는 아이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이 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다.   아이책이 이렇게 두껍기도 오랜만이지만, 이 두꺼운 책을 4시간동안 화장실 한번 안가고 읽어 보기도 오랜만이었다. 그 만큼 재미있었다.  <비룡소>는 어쩜 이렇게 책을 잘도 고르는지, <한반도의 공룡>을 보면서 열광했던 아이들이라면, 그리고 그 부모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와우~~ 대단하다. 멋지다.

 인류는 대홍수로 새로운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전재아래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홍수력 3062년에 슈메로에서 글을 쓰고있는 이는 자신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할아버지, ‘갈색 망통의 공룡 전사’, ‘네필림의 화신’, ‘신대륙의 작은 거인’등의 수많은 수식어를 가지고 있고, 그에 관한 전설과 이야기책들이 도서관의 한 서가를 빼곡히 채울 만큼 간득한 티아맛 대륙을 빛낸 최고의 전사, 한 빈. 그가 손자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손자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한 빈 군. 자네 참 이상하군. 교감능력 검사 결과 자네의 교감지수는 최상위권으로 나왔네.  그것도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우수한 기록이야. 이런 뛰어난 능력을 타고난 학생이 우리가 낸 문제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이해가 잘 가지 않게.  나는 면접관장의 직권으로 자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하네. 왜 공룡 전사가 되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 줄수 있겠나?…..빈은 대답을 해야했다…… 끝내 빈의 입에서는 한마디 대답도 나오지 않았다.   P.95~96

 

공룡전사라고 해서, 공룡을 잡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공룡 베틀이다.  공룡베틀을 하기 위해서는 공룡전사와 교감이 가능한 공룡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룡학교에 입학을 해야한다.  대홍수가 발생한 후, 지구는 새로운 세계가 되어버렸다.  문명이 사라진 후, 어디선가 공룡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공룡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이 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업은 공룡 전사다. 20살까지만 공룡과 교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10대 아이들이 공룡전사가 된다.  그리고 그 공룡전사를 꿈꾸는 한 소년이, 빈이다.  아장아장 걸을때부터 공룡전사를 꿈꾸웠던 소년 빈.  하지만, 그는 숙쓰러움을 너무나 많이 타는 소년이었다. 10살의 빈은 면접관들은 놀랄만한 교감지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모든 질문에 답을 알고 있음에도 답을 하지 못하고, 공룡학교에 입학하지 못한다.  이제 그는 공룡전사가 될수 없을까? 설마? 이야기를 끌어내는 필자가 ‘갈색 망토의 공룡 전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럴리가 있을수는 없지.  어떻게 공룡전사가 되었을까?

 

실망한 빈.  그의 앞에 상처입은 흰색공룡, 타르보사우루스가 보였다. 머리크기가 빈의 키만한 커다란 육식 공룡.  백호나 흰 사자처럼 알비노 증후군으로 하얗게 태어난 공룡. 야생의 포식자. 타르보사우루스.  무섭지만, 그녀석을 죽게 내버려둘수 없었다.  소년은 그녀석을 돌본다.  그런데 그녀석이 소년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고마워. 너 아니면 살아날 수 없었을 거야.(p.116) 공룡학교에서나 가능할것 같은 공룡과의 교감이 생겼다. 그것도 이렇게 멋진 녀석과. 이제 녀석의 이름은 타로.  공룡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공룡박사인 빈은 안다. 공룡전사의 제 1계명 :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공룡 전사는 교감을 이룬 공룡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제 빈은 엄마를 찾기위해 모험을 했다는 타로를 돕기위해서 공룡전사가 되어야 한다.  공룡학교에 가지 않고, 어떻게 공룡전사가 될 수 있을까?

 

네 할아버지기 바로 마스터이시잖니? 손자라면 완고한 네 할아버지도 다르게 대하실지 모른다.  장담은 할 수 없다만, 할아버지를 찾아 가거라. 너를 제자로 받아들이도록 할아버지를 설득하는 것은 네 몫이다.  네 꿈인 공룡전사.  그꿈을 이룰 미자막 기회야. p.145

 

할아버지가, 마스터 한이었다니. 이런 놀랄일이.  이러니까 소설이지만 말이다.  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빈, 타로, 그리고 빈의 애완공룡, 미크로랩터라는 백악기 시대의 작은 공룡, 미키.  산을 건너고 물을 건널때마다 위험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지만, 그들은 이겨내고, 드디어 할아버지가 계시다는 메루산에 도착한다.  물론, 할아버지가 그리 호락호락 들어주실 분은 아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제자를 키우지 않으셨다는 분이 제자를 키운다면 그것 역시 자존심 문제 아닌가? 그렇다고 처음 본 손자를 안볼 수도 없고… 버티고 버티시다가, 일주일째 되는 날, 비를 홀딱 맞고 열이 펄펄 끓는 손자는 이제 마스터 한의 제자가 되어 수련을 시작한다.  수련이 무엇인가?  훈련이고 단련이다.  힘든 훈련의 연속이다.  그래도 빈과 타로는 행복하다.  서로가 함께 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시선교감이 아닌 비시선교감에 이르고, 진짜 교감을 하게 되면서 그들은 공룡전사와 교감하는 공룡으로 자라난다.

 

인간과 공룡이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고 합치하여야만 진정한 공룡 전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승리의 방식에서도, 또 ‘깨달음의 순간’을 중요시하는 마스터의 수련 방식에서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중시하는 동양적 가치관을 담아낸 <공룡전사 빈>은 색다른 판타지 감흥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굉장히 재미있다.  소설가 김탁환님의 말처럼 많이 알수록 더 많이 상상하고 더욱 더 재미난 이야기를 만든 다는것을 입증한 책이라는 것에 동감한다.   난 공룡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데, 이렇게 많은 공룡이 있었던가 싶으면서도, 공룡들의 이야기들이 한상호 감독, 아닌 작가가 이야기 하는 공룡의 세계는 그곳에서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거의 500페이지에 다다르는 양이다. 그런 책을, 2학년 우리 집 공룡박사가 읽어보겠단다.  우리집에서 <한반도의 공룡>을 유일하게 외우다시피 보는 녀석의 눈에 한상호 감독이 들어왔나 보다.  그런데 이 장대한 책이 초등학생 용으로 되어있다.  제대로 연령구분이 되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끝내준다. 외국의 어떤 판타지보다도 멋지고, 피가 난무하거나, 불법이 난무하지 않아도 재미있다.   꼭 읽어보시길… 우리나라 판타지 역사를 바꿀 멋진 책, <공룡 전사 빈>. 와우~~~, 타로 만세~!!! 빈 만세~!!! 한상호 만세~!!!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들려 주는 말, 100% 동감한다.
허약한 아이라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호랑이 새끼일 수도 있으니 – 몽골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