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우정, 질투, 분노의 대상, 언니!

연령 7~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26일 | 정가 8,000원

어릴 때에는 옷으로, 스타일로 매일 싸우고, 모든 면에서 부모에게 사사건건 비교당하는 대상으로 질투의 화신이 되는 자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게는 자매가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뭐 남동생도 그다지 다를 건 없지만. 하지만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상황이 뒤바뀐다. 서로를 이해하고 보살펴주고 친구처럼, 때론 부모처럼 든든한 지주가 되는 자매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러한 관계는 그만큼 어린 시절, 발톱을 세우고 싸우는 고양이들처럼 신나게 싸우며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니는 정말 못됐어!>>는 세 살 터울의 캐시와 한나의 이야기이다. 부모에게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샘을 부리며 캐시를 못살게 구는 언니 한나. 캐시는 언니를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언제나 얄밉게만 구는 언니가 싫을 때가 더 많다. 그러던 어느 날, TV 방송을 보고 너무 어린애처럼 보이는 캐시에게 언니 한나가 한가지 제안을 한다. 짧은 머리로 바꾸어보면 이젠 더이상 귀염둥이 꼬맹이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실행!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엄마는 캐시의 울퉁불퉁한 머리카락을 보고 한나를 혼내고, 한나는 언니가 장난을 친 거라고 오해하며 화를 낸다. 이후 입을 꾹 닫아버리고 화를 내는 한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건 쉽지가 않다. 특히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면. 캐시는 자기가 잘못해놓고 화만 내는 언니를 이해할 수 없고 한나 또한 언제나 징징거리며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캐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자! 이 둘이 어떻게 하면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언제나 계기가 필요하다. 캐시는 언니의 방과 연결된 자신의 붙박이장 틈으로 언니의 약점을 알게 되고 복수를 다짐하며 장난을 치게 된다. 하지만 언니가 정말로 유령이나 귀신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치 자신이 언니인 것처럼 한나를 품어준다.

 

“그럼 나도 잘못이 있었던 거네. 나도 잘못해 놓고 내내 언니만 탓하고 있었던 거야?”…87p

 

사람들은 대화를 나누지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의 진지한 대화는 잘 나누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고 나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용기. 한나와 캐시는 절대로 서로의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대화를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다. 나이가 달라도, 성별이 같고 또래의 친구같은 자매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