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뭐했니? – 오묘한 색의 글자 없는 책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16 | 글, 그림 염혜원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16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볼로냐 라가치상 외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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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이랑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은 그림동화책^.^

표지 아이의 표정과 눈빛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쿵이가 뭔가 못마땅해서 화가 났거나 화내는 척을 할 때, 그때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에게 정말 웃음을 던져주기도 했고

아이의 감정을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어젯밤에 뭐했니? / 비룡소 / 염혜원

 

 

 

아이의 얼굴과 눈매에서 그런 느낌을 받아 그림만 봤을 때는 일본 작가의 그림책인가 싶었다.

뾰루뚱해져서 곰인형을 꽉 쥐고 있는 아이.

 

 

 

 

 



 

 

 

저녁 식탁에서 반찬 투정을 부리는건지,, 뭔가 불만으로 단단히 뿔이 난 아이.

그 뒤에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역시 화가나 있는 엄마.

옆에 있어 보지 않아도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갈들이 전해져 온다.

 

 

밥이나 다 먹고 올라가는건지 아이는 결국 엄마한테 야단을 맞고 잔뜩 속이 상해 자기 방으로 올라간다.

엄마의 그림자 대비 작은 아이의 모습에서 아이의 움츠림이 강하게 느껴진다.

계단을 오르는 아이의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더 무겁겠지.

 

 

 

 

 



 

 

 

아이의 눈. 정말이지 아이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듯하다.

가장 좋아하는 곰 인형과 함께 있어도 엄마에게 토라진 마음은 여전한 듯하고 아이의 감정에 눈치라도 보듯 곰 인형도 한쪽에 웅크려 있는 듯하다.

생명이 없는 곰인형에게 생명이라도 있는 듯 말이다.

 

 

위축되고 뚱해 있는 아이의 마음은 곰 인형의 그림자보다 더 작게 표현되어 그 그림자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심리가 나타난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곰 인형을 꼭 껴안고 자는 아이.

우리 쿵이도 잠깐이지만 엄마 없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거나 살짝 불안할 땐 곰 인형 푸우를 꼭 껴안고 있는데 아이들이란 ^.^

 

 

 

 

 

 



 

 

 

아이가 잠든 사이,,, 곰 인형이 진짜 곰으로 변신하여 아이 옆에 앉아 있는다.

잠에서 깬 아이는 곰을 보고 놀라고 곰은 그런 아이를 다독이듯 말을 건넨다.

 

 

 

 

 

 

 



 

 

아이는 곰과 함께 숲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어두운 숲 속 길. 무작정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온 아이는 내심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숲 속에서 만난 여우, 늑대 친구들과 만난 아이는 신나게 춤도 추고 숨바꼭질 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저녁 시간에 속상했던 일은 기억나지도 않은 채, 그리고 두려움도 사라지는 듯 그렇게 신나게 논다.

 

 

 

 

 

 

 

 



 

 

그림책 속에서나 가능했던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과 놀이.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 갔고 곰과 둘만 남은 아이는 뭔지 모를 허전함과 두려움, 낯설음에 마음이 다시 움츠려져 있다.

집이 그리울테고 엄마와 가족들이 보고 싶었을게지.

 

 




 

아이는 아침에 눈을 떠, 옆 자리에서 고히 자고 있는 곰 인형을 한번 쳐다보고는 후다다다닥 계단을 내려가 엄마에게 폭 안긴다.

 

 

 

 

아이와 그림동화책을 보다보면 그림책이 비난 아이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번 책도 글로 표현되지 않더라도 그림만 보더라도 나 자신을 대입시켜 아이의 감정 변화에 집중하고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 또한 그림책을 보면서 감정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나누지 않을까 싶다.

 

 

 

아이도 엄마, 아빠로부터 화가 났을 때는 그 자리를 잠시 피하고 싶을 것이다.

부모 역시 날카롭게 변한 감정을 앞에 두고 아이에게 잔소리처럼 이야기해봤자 사실 효과도 별로 없고 말이다.

잠시 가족을 떠나 혼자 시간을 보내다보면 속상했던 감정은 사라지고 그리워지는게 가족인 듯하다.

늘 살 맞대고 사는 가족사이에 갈등과 충돌도 있지만 가족이기에 다른 관계보다 더 쉽게 용서가 되고 누그져지고 지고

이런 충돌이 있고 나면 그 관계는 더 끈끈해지는 듯도 하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오묘하고 다채로운 색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 변화와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색의 표현이 달라져서 이해를 충분히 돕는다.

움츠려들고 뚱한 감정이 흐를 때는 어두운 색으로, 그 안에는 물론 초록에 파랑, 주황색도 보이는데

이는 아이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갈등과 감정이 완화되어가면서 색감은 밝은 색으로 전이가 된다.

이처럼 그림에 사용된 색만으로도 이야기의 전개를 엿볼 수가 있다.

 

 

 

또한 재미있었던 것은 아이의 다양한 표정들이다.

감정을 여실하게 담아서 표현된 표정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이이 표정이 밝아져서 기분이 참 좋다.

청개구리 쿵이와 살 맞대고 지내면서 충돌이 전혀 없을 순 없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화’를 쿵이도 분명 느끼기에 그 감정을 배려해서 충돌도 슬기롭게 대처해야겠다.

쿵이가 푸우 껴안고 ‘나도 집 나가서 여우랑 늑대랑 놀다가 들어올꺼야!’ 이런 야그는 하지 않게 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