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난 공룡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도 관련 책을 읽어주거나 장남감을 사준 기억도 없다. 내가 해주지 못해서인지 나와 같은 여자 아이들이라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공룡에 대해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한다. 가끔 영화나 다큐멘터리, 과학 시간에 들은 이야기가 전부인듯 하다. 하지만 아이들이 관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전혀 만날 수 없는 존재이기에 아이들에겐 늘 꿈을 꾸게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많은 공룡이 나온다.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공룡은 손에 꼽힐 정도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많은 공룡이 나온다고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상상의 존재인지 실제 존재한 공룡인지 궁금하고 다양한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흥미를 끈다. 다른 나라 작가의 글이 아닌 우리 나라 작가의 글을 만나는 것은 너무 기쁜 일이다. EBS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만드신 연출가 한상호님이 쓰신 이 책은 한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책이 주는 좋은 점 중 하나는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룡의 전사들이 자신의 공룡과 교감을 하는 대회 장면은 실제 경기를 방불케한다.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글만으로도 우리를 흥분하게 하고 실제 눈앞에 벌어지는 일인듯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약하기만 했던 소년 빈이 공룡 전사의 후예이고 자신 또한 너무도 멋진 공룡전사가 되어 가는 과정은 너무 흥미진진하다. 또한 그와 교감을 나누는 하얀 공룡 타로와 늘 조언을 아끼지 않고 힘이 되어주는 친구 테살리카와 작은 날공룡 미키 등의 등장인물들은 신선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색다른 소재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제일 먼저 이 책을 만났을 때의 느낌은 이 두꺼운 책을 언제 읽을까하는 거였다. 하지만 책을 잡는 순간 다 읽을때까지 놓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다들 주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