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17일 | 정가 11,000원

아이들 위인전의 영향으로 마리 퀴리하면 라듐보다는 언니보다 빨리 책을 읽었던 소녀정도만 생각이 난다.  워낙에 다른 편으로야 잘 알려진 인물임에도, 아이가 어렸을때 읽었던 몇 페이지 안되는 책들 덕분에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마리 퀴리 뿐 아니라, 그녀의 딸 이렌 퀴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딸 역시 과학자 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책은 딸 이렌 퀴리가 1933년 솔베이 회의에서 자신들의 실험 결과 발표자리에서 무참하게 무너져 내린것에서 부터 시작을 한다. 이렌 역시 그녀의 부모님 처럼, 남편과 함께 연구를 하는데, 자신의 실험이 인정을 받지 못하자, 모든걸 다 이룬 엄마가 어떻게 자신의 실패를 이해하냐면서 넋두리를 한다.  딸아이의 넋두리를 듣는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마리는 이야기 한다.

 

애야, 네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넌 장님이고 귀머거리야.  내 손을 보렴. 사포처럼 거칠어진 이 피부를 보란 말이야. 통증때문에 펜을 손에 쥐지 못하는 날도 있어.  이 눈을 보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희미한 그림자만 보일 뿐이지.  수술과 안경도 이젠 소용도 없어. 나와 네 아버지에겐 상이나 명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입은 상처지. p.15 

 

남성이 지배해 온 과학계에서 방사능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하여 전설로 남은 모녀 과학자 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마리 퀴리를 화자로 내세워 열악한 실험 환경 속에서 방사능에 노출되면서도 부를 포기하고서 과학을 통한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꿈꾼 마리 퀴리와 이렌 퀴리의 열정적이고 치열한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이야기의 앞부분은 마리퀴리가 뒷부분은 이렌퀴리가 맡고 있다.  마리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성격과 그녀가 연구했던 부분들.  끔찍하게 무서운 부분들이 나오기도 한다.  방사능 연구를 하던 그릇으로 찻물을 끓여서 차를 마시고, 그 오랜 시간 방사능에 노출 된 마리.  그녀가 백혈병에 걸릴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마리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렌 역시 노후에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하고, 그녀 역시, 끝없는 연구의 결과로 얻은 것이 이 병이었으니까.

 

그들은 왜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지도 모르면서, 아니 인지하면서도 연구를 했을까? 그것이 그들이 꿈꾸던 과학을 통한 인류의 평화였기 때문이다.  방사능문제로 일본적역이 열병을 앓고, 그 영향이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다가오는 시기에 마리퀴와 이렌 퀴리의 이야기는 방사능을 발견한 퀴리부부의 첫 마음을 떠올리게 만든다.  방사능과 관련된 과학은 의료, 전기, 식품 등 여러 방면에서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 놓았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마리 퀴리의 위대한 업적에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여성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 그것도 두번이다 말이다.  그런데, 이책은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그 많은 어려움과 괴로움속에서도 과학을 포기하지 않았고, 인류의 평화와 새로운 발견에서 악보다 선을 더 많이 끌어내길 원했던 남편 피에르 퀴리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닮는다.  어머니로써 자식을 보고 조만간 노벨상을 받을것 같다는 마리 퀴리.  내 아이들은 나를 보면서 어떤 것을 따를 수 있을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 한번 더 고민해보게 만드는 위대한 그녀들, <마리 퀴리와 이렌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