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자 하면 마리퀴리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내가 몰랐던
위대한 과학자를 또 한 명 알게 되었다. 리제 마이트너! 이름도 낯선 이 과학자가
핵분열을 발견해냈다니! 우리 엄마도 화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이 과학자를 몰랐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의 대학입학조차 허락되지 않던 때,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리제 마이트너는 여성이라서 또 전쟁 중 유대인 탄압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그리고 믿었던
학문적 동료에게 배신당하는 아픔까지 겪었지만 결코 과학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과학은 양날의 검처럼 좋은면과 나쁜면을 함께 가진 학문이다. 그렇기에 그것을 다루는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류에게 놀라운 발전을 주기도 하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핵분열은 멋진 발견이었지만 인류에겐 또하나의 재앙이 되었던…..하지만 히로시마 비극 후
신문에는 “1938년 베를린에서 도망친 물리학자 리제 마이트너 박사가 원자 폭탄 제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기사가 실렸다. 그녀는 결코 원자폭탄에 참여하지 않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했었기에 공로는 빼앗고 책임만 묻는 그런 기사를 보니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여성이지만 그 당시의 힘에 굴복했던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자신의 신념을 지킨
멋진 과학자였다. 얼마전 코코 샤넬에 관한 책을 읽었었는데 비슷한 시대에 살았던
두 여성의 강인한 삶을 보니 여자라서 못하는 일이 없는 이 시대에 태어난게 고맙게 느껴진다.
여성들을 억압된 삶에서 해방시킨 예술가였던 코코 샤넬과
여자는 과학자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이겨내고 과학자로 우뚝 선 리제 마이트너
과학은 나와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과목이지만 리제 마이트너의 과학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열정을 보며 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의 원전사고가 일어난 이후 원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요즘에 핵원리를 발견한
과학자를 알게 되어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
p.59 “나는 과학의 목적이 다른 데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을 이해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과학의 목적이다.” 그 누구보다 과학의 진정한 목적을 찾고자 노력했던 리제 마이트너
묘비명 [한 번도 인간성을 잃은 적이 없는 물리학자]이 그녀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