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컬링 – 그냥…. 컬링 이다..
* 제목 : 그냥, 컬링
* 저 : 최상희
* 출판사 : 비룡소
조금 오래전에 동계올림픽에서 컬링을 본적이 있어요.
한 사람이 커다란 돌을 밀고 앞에선 두 사람이 열심히 쓸고, 그러면 잘 가던 돌이 팍! 하고
상대편을 돌을 치거나 자기편 돌을 쳐서 원 안에 쏙~ 들어가던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정식 종목이 되기 전하고 되고 나서 다 본것 같아요.
이 경기는 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되었고 1998년 18회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고 하죠.
사실 제목에서 컬링을 보긴 했는데요. 설마 그 컬링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컬링이었어요.
열심히 청소를 하다가 멸치를 닮은 녀석에게 낚여 컬링을 접한 을하군… 차을하, 별명 으랏차.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를 하는 여동생을 둔 오빠이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여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엄마와 기러기 생활로 인해 지방에서 따로 사시는 아빠 이렇게 4식구랍니다.
어쩌다 끌려가서 컬링 동호회에 가입하고 어쩌다 보니 일원이 되서 컬링에 빠져듭니다.
자신은 싫다고 하지만 점점 더 그 매력에 빠져들고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을하군이랍니다.
그의 여동생 연화는 기대를 온 몸에 받으면서 피겨를 하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결과 때문에 심리 상담도 받고 있는 상태라죠.
며루치라 불리는 서인용과 산적이라 불리는 강산, 그리고 추리닝 등 범상치 않는 친구들이 이 책의 등장인물입니다.
을하가 서울에 전학을 와서 힘든 시기를 보냈을때 구해줬던 강산.
그 당시 야구를 하고 있던 산이와 인용은 놀라운 실력을 뽐내던 산이로 인해 찍힘을 받아 쫒겨나고~
그 후로 컬링을 접하고 컬링을 통해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꿈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 가운데 을하도 동참을 하게 되고 전지훈련이라는 것을 통해 강원도에 가서 열심히 감자만 캐다 오지만~
연하를 비롯하여 그들은 조금 더 자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색다른 인물인 박카스네 가족을 통해서요.
그렇게 대회를 준비하던 그들은 집안의 빽을 등에 업은 아주 질 나쁜 아이 하나 때문에 강산이 감옥에 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열심히 노력했던 이들이지만 산이을 위해 대회를 포기하죠.
하지만, 이미 학교를 나가기로 한 산이는 대회에 출전하자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컬링을 계속 한다.
“왜 하는 거냐, 컬링?
“그.냥.”
“숨통이 툭 트이더라. 왠지 모르지만, 그냥.”
이 책의 말투는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툭툭 던지는 며루치의 말투나 책 자체의 글들이 너무 너무 자연스럽고 팍팍 와 닿는다고나 할까요?
책 안에 담긴 사회의 모습들도 현실감을 충분히 주지만요.
그래서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 진지하고 무겁고 조금은 답답한 내용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글을 읽다보면 많이 어둡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이랑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다음 다음이 너무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사실 이 책안에는 현실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 자신의 꿈인지 엄마의 꿈인지 모른체 달려가는 연화의 모습.
5만원을 주고 상담을 하지만 말한마디 안하고 오는 연화.
자신은 정말 피겨 여왕을 꿈꾸는가?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원하는 결과는 안 나오는데 말이지요.
결국 자신 때문에 서울로 이사오고 아빠와도 주말 가족이 되고 친구들과 헤어진 연화.
그러다 오빠와의 외출, 그리고 따라간 여름 강원도 체험을 통해 연화는 뭔가 깨달은 것일까요.
연화의 모습에서 요즘 청소년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지요.
– 자신이 좋아하던 운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학교장의 아들이라는 인간 때문에 가차없이 내처지는 강산이.
어쩜, 그 후에도 계속해서 괴롭히는지…
남궁최강이라는 인간들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듯 합니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강간에 폭행이라니, 그리고 죄를 뒤집어 씌우는 모습까지.. 물론 어른들이 나섰을 테지만요.
그 안에서 보이는 강한 자 앞에서의 비굴함, 약자는 계속 밟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어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생이라는 사람들이 그럴 수 있을까요?
비겁한 행동은 물론이고 애들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패는지.. 아직도 이런 선생들이 있을까요?
선생님들을 존경하는 저지만 이런 인간들은 님이라는 단어도 붙이기가 아깝습니다.
욱하더군요.
캐릭터가 좀 맘에 안 드는.. 하지만 어디서나 존재하는 추리닝~
추리닝이 왜 경찰서 앞에서 며루치와 으랏차에게 그런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게 현실임이 굉장히 답답했습니다.
– 친구를 위해 밤새 그 많은 작업을 하여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인용과 을하.
산이가 학교에 안 나오자 집도 찾아가고 동생들도 챙기고 하는 모습이…
비록 그들이 사회의 주류가 아닐지언정 의리있고 소신있고 목적이 뚜렷이 있는 건강한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을하가 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지,
인용과 산이의 겉으로만 보기에 안 좋았던 면이 실제로는 이들이 진짜다! 하는 면을 을하의 가슴이 먼저 느낀듯 싶습니다.
사실 그냥이라는 단어를 들을때는 굉장히 무책임하고 답답합니다. 허무하기도 하지요.
그.냥. 이라는 의미가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지 몰랐습니다.
산이의 저 그.냥. 이라는 대답을 들을때 왠지 저도 툭.. 트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 이들은 계속해서 컬링을 했을거 같아요. 평생 친구로 남아있으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