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너희들에게 박수를~]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제의 대부분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인간 정신을 보여준다. 사람들로 호응을 얻고 좋은 결과를 내는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사람들이 외면하하고 때로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더라도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일어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도 그런 의지의 스포츠맨을 만나게 되는 것인가?
컬링이라는 낯선 장르의 스포츠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런 추측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외면당하는 장르라는 점도 책속에서 다루어지지만 이 책은 컬링이라는 외면받는 스포츠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류의 길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찾아가는 자신의 길을 보여주는 성장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알맞은 듯하다.
어느날 문득 아무런 예고 없이 컬링을 마주하게 되는 차을하는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는 동생을 두고 있다. 연화의 꿈이라기 보다는 엄마의 꿈이라는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지만….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사이에서 아이들은 늘 방황하게 된다. 연화 역시 피켜 스케이트 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남보다 우월하게 아니, 김연아 만큼 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을 흡족하게 할 수 없다는 부담감에 점점 피켜에서 멀어져간다. 연화가 잠옷만 입고 길거리를 방황하거나 미친듯이 닥치는 대로 음식을 먹고 게워내는 장면은 젊은 날 상처로 얼룩진 아이들의 모습이 단적으로 반영되는 듯해서 가슴이 저민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면서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버지와 너를 위해서인데..라며 가슴을 치는 엄마의 모습은 혹 우리 기성세대의 모습은 아닌지 가슴이 시렸다.
그런 동생 연화에 비해 늘 뒷전이었던 을하는 왕따의 경험도 있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가출을 해본 경험도 있는 아이이다. 그런 을하에게 어느날 찾아온 컬링은 생소한 종목만큼이나 자신의 인생에서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 인생의 터닝포인트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남들에게 외면당하지만 정작 연습하는 아이들에게는 인생의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고작 비질이나 하는게 스포츠냐?”는 주류의 운동선수들에게 “네 들이 컬링을 알아? 컬링은 그냥 컬링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제목의 참뜻은 책장을 덮은 뒤에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것 외에도 재단 이사장 아들과의 갈등이 이들의 컬링을 방해하기도 한다. 마지막 순간 자퇴를 감행하더라도 자신의 닫힌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향해 뛰는 아이들에게 닫힌 세상의 문이 조금이나마 열려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컬링에 집중한다기 보다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무감하게 질주하는 수많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데 우리 교육 현실은 불특정 다수에게 모두 같은 길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선택받는 사람들은 소수인데 그 많은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전혀 중요치 않은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하고 있다, 컬링.이 어둠 속, 혼자가 아니라서 좋다. 달려간다. 함께하기 위해서. 아마도 그래서 하는 것이다. 컬링, 우리는 하고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에 외롭지 않다고 여기는 그들에게 우리는 적어도 길을 막지 않는 기성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너희들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