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우리 아이와 함께 신기한 스쿨 버스를 보고 있는데, 학생들 피부 색이 전부 다르니, 그 중에서도 검은 피부를 가진 아이를 가리키면서 “다리가 왜 이래요?” 하고 아이가 묻더라구요. 우리 아이가 보는 친구들, 주위 사람들 피부는 다들 황인종이라 살구색이지만, 다른 나라 친구들은 피부 색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설명해주었어요. 아이와 함께 예전에 읽었던 그림책 중에서도 <피부 색이 다 달라요> 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을 볼때는 더 어려서 완전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는지 요즘 들어 좋아하는 신기한 스쿨버스를 보면서 친구의 피부 색이 다른 것이 신기하게 와닿았나봅니다. 그럴때 아주 유용하게 읽을 책을 한권 만났지요. 바로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입니다.
피부색이 다른 네 아이를 안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저씨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림책 작가님 같기도 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수호천사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화자의 입장이니 아무래도 작가님이라고 생각을 하고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푸근하게 안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세상의 모든 다른 아이들, 그러면서 우리와 겉모습은 달라도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은 모두 같고,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까지 똑같은 다른 나라, 같은 나라 어린이들을 모두 만나게 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보니 학급에서 유일한 백인 학생이었다고 하네요. 그때의 경험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고, 대학때 공부한 어린이 문학을 바탕으로 많은 어린이책을 집필해서 여러 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합니다. 음, 그렇게 생각하면 아저씨 피부도 백인이어야 하는데, 백인 우월주의의 편견을 극복하고자 그랬는지 그림속 아저씨는 커피색이네요. 멕시코 아저씨 같기도 하구요. 네 아이와 아저씨 모두 피부색이 다르다보니 신비한 느낌이 부각되기도 합니다.
책으로 봤을적에는 잘 몰랐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바탕에 반짝반짝 금 테두리 액자가 돋보이더라구요. 하나하나의 페이지가 액자 속 그림처럼 예쁘게 담겨져있답니다. 아이들 피부와 사는 곳, 쓰는 말, 먹는 것 모두가 달라도 모두가 같은 어린이이고, 소중하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중요시하는 책, 우리나라도 예전의 단일민족 국가라는 이름을 되도록 줄여 쓰려 하고,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어서 주위에 외국인들을 만나는 일이 무척 흔한 일이 되고 있어요. 미국처럼 다민족, 다인종 국민들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그 수가 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요 그러기에 우리네와 또다른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는 피부색이 다른 친구와 같은 반에서 공부할 확률도 더 높아졌고, 어디를 가든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모두가 똑같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 책같은 책이 더욱 중요시되는 것 같아요.
어제 아이와 갔던 던킨에서도 검은 피부에 레게머리를 한 아저씨와 하얀 피부의 아주머니가 우리 아이를 보며 예쁘다고 활짝 웃어주었고, 오늘 들른 레스토랑에서도 흰 피부의 백인 아가씨가 종업원으로 일을 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어느 직원들 못지않게 열심히요. 약간 낯선 그런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질 그런날이 되었나봅니다. 우리 아이도 이런 책을 많이 보고, 피부색이 다르고 쓰는 언어가 다른 다른 모든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고 밝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나주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