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에서 나온 ‘삐딱이를 찾아라’
주인공은 다름아닌 바로 이 집이다.
삐딱한 창문, 삐딱한 굴뚝,
삐딱한 지붕을 가진 언덕위의 집.
지붕은 눈썹,
창문은 눈,
문은 입을 닮은 삐딱이.
무슨 불만이 있는 걸까?
.
당연히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아이들이 셋일때만 해도
삐딱이는 충분히 좋았다.
하.지.만.
넷, 다섯, 여섯이 되니
창문도 굴뚝도 지붕도 삐딱해져 버렸다.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여섯이라니!!!!
이 부부는 무슨 마음으로 여섯이나. 존경을 표한다!)
그런데, 거기에 일곱번째까지 태어나니
삐딱이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집을 나가 다른 가족을 찾기로 한다.
그러나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집 나가면 고생’
(어쩌면 이 책이 주는 첫번째 조언은 이것일지도)
삐딱이는 거센강물을 만난다.
그 때 떠오른 것은 도시!
도시로 가기위에 힘겹게 강을 건넌다.
힘들게 찾아간 도시에서도
삐딱이를 반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난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도시를 빠져나와 만난 자작나무 숲에서는
산적들도 만나고
그들이 피우고 간 불때문에 큰일날뻔하고.
그러다 숲에서 만난 커다란 집이
삐딱이를 대신해서 아홉식구들에게 가버리고,
삐딱이는 자기가 가족들을 버리고 간 뒤에서
가족들은 여전히 자기를 찾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지만,
이미 커다란 집이 언덕위에 자리를 잡은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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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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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며..뒤돌아 삐딱이가 떠나갈까???
.
.
.
아니.
삐닥이는 훌쩍 뛰어올라
커다란 집에 위에 올라
이층집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하며 이야기에 빠지기전에
솔직히, 이 책을 만드느라고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얼마나 오랜시간 공을 들였을까 하는
우습지만 걱정아닌 걱정까지 들더라.
그만큼 쪽마다 등장하는 ‘삐딱이’의 하나하나의 표정변화며
종이로 만들어진 등장인물들.
나뭇잎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자세히 보면 삐딱이 옆벽에 옅은 낙서자국까지!!!
일단 그 정성스러움에 격려를!
또 집이 살아있다는 설정도 아주 재미있다.
집이 집을 나간다니.
‘작은집이야기’라는 책이 생각났는데
물론 그 책의 집보다 삐딱이는 훨씬 적극적이며 자발적이다.
결국 돌아왔지만 내 삶을 위해 방황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삐딱이에게도 격려를 보낸다.
검색하다보니 작가의 말에
삐딱이의 지붕위에 새를 눈여겨 봐달라고 했다.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데 파랑새 한마리가 앉아있고
마지막 쪽에는 노랑새와 나란히 나무에 앉아있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듯 하다.
+
더불어 간지에도
다시 한 번 그 뜻을 드러낸 듯.
++
조금 의문은,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았는데
왜 하필 저 장면을 표지로 했을까 하는 것.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