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타냥, 그리고 삼총사

시리즈 만화 클래식 | 원작 알렉상드르 뒤마 | 각색 모르방 외 | 그림 뤼벵 | 옮김 소민영, 이세진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1년 10월 10일 | 정가 16,000원

프랑스 문학은 읽고나면 줄거리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둔한 머리로는 등장인물의 이름들이 책이 다 끝나가도록 입에 익지 않아서 사건은 대충 기억이 나도 그 사건에서 누가 등장했는지는 영 모르겠는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일본 등의 문학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름은 초반 몇 페이지만 읽어도 대충 머리속에 입력이 되고, 인물들의 특징 및 성격 등도 대충 매치가 되는데 이상하게 프랑스 문학에서는 그게 잘 안된다. 이제야 생각나는데 러시아 쪽 문학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던 것 같다.

어릴 적 읽었던 삼총사도 왕비와 삼총사는 기억이 나는데 무슨일이 있었는지, 삼총사 이름과 주인공 달타냥 이름은 영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불문학은 1번 읽고 나면 두번다시 같은 책을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삼총사는 만화책이다. 그래서 다시한번 도전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생겼다.  만화로 읽으니, 주인공 이름은 역시나 잘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인물들의 특징이 그림으로 다가와서 각 사건에서 등장한 인물들의 행보가 잘 기억이 났다. 이름이라는 문자보다는 그림으로 바로 머리속에 입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 소개를 보니 9세 이상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만화책이라도 그림의 윤곽선이 너무나 굵고 거칠다. 색도 붉은색, 주황색이 주로 사용되어 있고, 가끔 어떤 그림은 자세히 보아야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둘째 아이가 4학년인데 만화책이라니까 얼른 집어 들고 읽기는 하지만, 다 읽고 나서 재미있단 말은 안 나왔다.  그림이 너무 복잡하다고 그런다. 아이가 읽은 만화책은 주로 Why나 마법천자문 등 그림이 크고, 윤곽이 뚜렷하고 색채가 화려하다.  그런 그림에 익숙하다가 거칠고 단순하지 않는 선과 단조로운 색감에 지루했던 눈치다.  좀 더 큰 아이들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9살은 읽어도 무슨 줄거리인지, 삼총사 속에 숨겨진 모험이나 용기, 우정 등은 알아채지 못할 듯 하다. 그저 자주 결투  장면이 나온다는 것 정도가 남을 듯 …. 

사내아이라서 내심 달타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할것이라고 예상도 했었는데, 그보다는 마지막에 달타냥의 연인 콘스탄스의 죽음이 너무 슬펐다고 한다.  사실 그 부분의 그림은 내가 봐도 참 저절했다. 달타냥이 죽은 콘스탄스를 안고 오열하는 그림인데 줄거리를 모르고 보더라도 그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주로 이해하기 힘듯 과학적 지식이나,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만화책을 소개해 주고 했는데, 이처럼 문학작품도 만화로 읽으니, 어른이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문학작품을 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