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죽음’의 소식을 접하는 순간엔,,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혹은 상관없는 사람일지라도 어떤 아쉬움과 안타까움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달 초, 스티브잡스의 죽음을 접했을 때는 그 순간이 더 길었던거 같습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하고 나와 상관 없던 이였지만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이름이었고 또 그가 해야 할 일이 그리고 하고픈 일이 많았던 젊은 사람이란 걸 알기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스티브잡스!
‘세상을 바꾼 상상력과 창의성의 아이콘’이라는 이 책의 부제에 걸맞게 이 사람은 과학기술과 현대 문화를 접목시켜 그야말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천재이자 도전자였습니다.
이 책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사망하기까지 스티브잡스가 살아온 삶을 스티브잡스가 화자가 되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친근하게 풀어쓴 그림책입니다.
사실 스티브잡스에 대해선 이제껏 애플사의 창업자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등을 개발해 성공가도를 달린 사람으로만 알았습니다.
과학분야에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 정도로만 알았지만 이 책을 읽고서 그의 인생을 들여다 보면서 현재 살아있는 사람으로써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으로 느끼게 되는 것들이 더 많아집니다.
‘안녕, 나는 스티브 잡스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든 사람이 바로 나야.’ 하며 이 책은 시작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여덟 살 큰아이도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든 사람이라는 말에 급관심을 갖더군요.
요즘은 아이들도 아이폰, 아이패드란 말에 아주 익숙한 IT세대니까요.
“나는 ‘그러면 안돼!’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안 된다고 생각한 그 일이 세상을 놀라게 할 독창적인 아이디어 일 수도 있잖아?’
해적처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 사람,, 스티브잡스 그림의 말풍선에 쓰여진 글이 제 뒷통수를 한 대 때린 듯 했습니다.
평범하게, 남들 하는대로, 좋게좋게,…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란 거에 인색한 삶을 살아온 저는 아이들에게도 선두주자보다는 남과 어울려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며 위험한 것들에 조심하고 피하며 살거라 하고 가르치고 있는 엄마였거든요.
어릴 적에 입양된 스티브잡스는 실리콘벨리에서 자라며 전자기술의 세계에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온갖 종류의 부품과 신기한 공구로 전자 기계를 조립해 자신만의 장난감을 만들기를 즐기던 스티브잡스에게 학교는 그닥 즐거운 곳이 아니었습니다.
중학교때 이사간 로스앨터스에서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았던 워즈니악을 만나고 스티브잡스는 워즈니악의 기술과 자신의 배짱을 합치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는 1976년 애플 컴퓨터사를 세웁니다.
덩치가 크고 다루기조차 어려웠던 당시의 컴퓨터를 개선해 내놓은 애플Ⅰ을 시작으로 편리성을 내세운 개인용 컴퓨터 애플Ⅱ를 만들지만 아이비엠사와 경쟁에서 밀린 매킨토시가 회사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회가 되어 컴퓨터 그래픽 기능을 알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큰 성공을 거두었고.. 마침 애플사가 어려워지자 애플이 무너지는 걸 볼 수 없었던 그는 1997년 다시 애플사로 돌아갑니다.
아이맥 컴퓨터와 엠피쓰리플레이어인 아이팟과 손안의 컴퓨터 시대를 연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그야말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제품들을 차례로 만들어내면서 그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세상을 바꾸고 싶다’던 꿈을 이루게 됩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이 책은 ‘Think Different! 잊지 마!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용기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그의 성공기만 실려 있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고 독창적인 물건을 만들어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지만 학교에선 열등생이었고 회사를 설립해 자신의 선택과 도전정신으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괴팍한 성격으로 자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해고했던 이야기도 들려주어 아이들 스스로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를 느끼게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책의 뒷부록에서는 스티브잡스가 만든 여러 제품들과 영화 그리고 생전의 그의 사진들, 간략히 소개된 그의 생애 등을 담고 있어서 책 내용에서 보았던 것들을 다시 정리해 줍니다.
이 책의 그림에는 애플사나 휴렛패커드를 상징하는 로고그림이나 아이들에게 익숙한 여러 제품들과 만화영화 속 주인동들이 그려져 있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그림을 통해 본문의 내용을 쉽게 이미지화 해 책읽기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절망 뒤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스티브잡스는 컴퓨터와 영화와 음악산업의 중심에 서 있다가 아쉬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성공 뒤에 그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고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담은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한결 그에 대해 더 이해하고 또 그의 상상력과 열정, 에너지가 얼마나 큰 결과를 만들었는지 몸소 느끼게 될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꿈꾸며 살다 꿈을 주고 간 사람’이란 수식어를 달고 싶었는데 아이들도 저마다 그에 대해 생각하는 수식어가 따로 만들어질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