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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블루픽션 53 | 양호문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0월 27일 | 정가 11,000원

 굉장히 뻔한 스토리로 느껴진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는 가난한 고등학생, 장애를 가진 형,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 그 고등학생이 자퇴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인생의 쓴 맛을 느끼지만 좋은 주변사람들 덕분에 나름대로 좋은 삶을 살다가, 사랑을 알게 되고 사랑하는 이와 행복하게, 라는 이 스토리는 매우 진부했다. 이런 스토리는 애들이 소소하게 쓰는 소설에서도, 팬픽에도, 인터넷 소설에서도 흔하게 나오니까. 근데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의 주인공으로 진부하지 않은 스토리를 쓰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되는 걸까.

 

 김세풍, 고 2의 김세풍. 낼 모레 고 3일 그지만 선생님은 그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현실의 선생님들과 닮아있는 모습에 나는 좀 움찔했던 걸지도. 음식값을 외상으로 해놓고 도망치고도 시침 뚝 떼던 남자, 안주 배달집에서 일하다가 오토바이 사고가 나자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던 알코올 중독의 사장, 로비와 뒷돈으로 얼룩진 교직. 이 소설에서 나오는 어른들은 하나같이 ‘현실’스러우면서도 아니다. 그런 어른들에게 직접적으로 대항할 수 없는 ‘고 2’가 주인공이라는 것에 뭔가 화가 났다. 현실에서 저런 어른들에게 설움을 당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간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난 웃어버렸다. 정말 간접적인 해결책이 나와서.

 “아니에요! 자, 받으세요. 음식을 시켰으면 음식 값을 즉시즉시 주는게 맞죠! 그리고 잘 챙겨 받으세요. 외상 주지 말고요. 음식 시켜먹고 음식 값 떼먹는 나쁜 어른들 의외로 많아요. 배달 계속하려면 그런 개보다도 못한 사람들 조심해야 해요.” (본문 중 2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