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을 아시나요?
제가 바로 전설의 고향을 무지 재미있게 보고 자란 세대랍니다.
다른 재미있는 프로보다도 유독 전설의 고향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서우면서도 재미있고 그러면서 따뜻한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비룡소 연못지기가 되어 이번 책을 읽다 보니 불현듯 전설의 고향이 마구 생각나더라고요.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 영재는 마음속으로 현지를 좋아하지요.
하지만 짝꿍이 되어 듣게 되는 충격적인 말은
멍청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아이라는 소리였어요.
누구처럼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운동을 잘 하는 것도 아닌 너무나 존재감 없는 영재
그런 영재에게 새로 전학 온 소녀 머루는 관심을 보입니다.
머루를 보면 옛날 할머니 댁에서 잠시 만났던 소녀가 생각나는 영재인데요,
아무 존재감 없는 영재에게 머루는 더 없이 잘 해 주고
마법 구슬을 건네주며 영재의 고민들을 하나씩 해결해 주지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점점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고
현대판 전설의 고향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인적이 별로 없는 곳에서 만났던 어릴 적 여자아이,
영재의 고민을 해결 해 주는 예쁜 구슬, 구슬을 줄수록 핼쑥해지는 머루의 모습…
점점 전설과 비슷해지지만 이 책에는 전설의 고향에서는 없는 반전이 있다는 사실….
책에 나와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서로 경쟁하고 잘 난 아이는 자기들 끼리 어울리고
못난 아이들은 따를 당하거나 소외되는 그런 현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존재감이 없던 영재가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서
변하지 않을 줄 알았던 마음이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아이들의 학교 모습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어른들이 모습 또한 담겨 있는 듯해서
많이 씁쓸한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가진 것이 없어서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기 보다는
가진 것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의 마음마저 헤아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과 존재감이 없는 영재이지만 새로 전학 온 머루라는 소녀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끄집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