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진정한 우정 이야기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75 | 김리리 | 그림 홍미현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1월 5일 | 정가 10,000원
구매하기
그 애가 나를 보고 웃다 (보기) 판매가 9,000 (정가 10,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 평생 인간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것도 지쳤어. 이제 더 이상 숨어 살지 않고, 나도 인간들처럼 당당하게 살고 싶었어.

인간이 되어 내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단 말이야. 단 한 명이라도 진실한 친구가 되어 주면 되는 거였는데……

너라면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 거니?

너도 다른 인간들하고 똑같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이용하는 이기적인 인간들 말이야.

이젠 끝났어. 모든 게 끝났다고….”

머루가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머루의 눈에서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자신이 자신을, 남들이 자신을 부르던 말 “멍청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너”.

반에서 존재감이 없는 ‘외계인’으로 생활하던 영재네 반에 어느날 ‘김머루’라는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다.

머루는 영재를 항상 따스하게 챙겨주고, 인기 많은 머루와 영재가 같이 어울리는 것을 샘내는 아이들은 영재를 괴롭힌다.

영재가 여드름 때문에 걱정스러워 하는 것을 본 머루는 조그만 노란색 구슬을 주며

원하는 소원을 하나 빌고 구슬을 삼키라고 한다. 그리고 영재가 구슬을 삼키고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아질수록

머루는 점점 아파가고, 영재의 못난 점들을 옮겨받게 된다.

 

머루와 친해지며, 영재는 머루를 보며 자신이 어렸을 적 지리산의 할머니 댁 뒷산에서 만났던,

항상 밤마다 꿈에 나오는 새하얀 여자아이를 계속 떠올리게 된다.

가끔씩 얘기를 나누면 머루는 영재가 말해 주지 않은 지리산의 이야기도 미리 알고 있어 영재는

매번 놀라고, 아빠가 들려주신 지리산의 구미호 이야기에 머루를 점점 맞춰가며 머루가 구미호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영재는 땀 냄새, 공부 때문에 고민을 하며 점점 이기적인 마음으로 머루에게서 구슬을 얻으려고 한다.

인기인이 된 영재는 마침내 예전의 자신처럼 ‘멍청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머루’를 멀리하고,

머루는 영재의 주위를 계속 맴돈다.

어느날 영재에게 계속 자신과의 우정을 지켜 달라고 애원하던 머루에게 영재는

너무나도 잔인하게 머루에게 머루의 정체를 말해버린다.

충격을 받은 머루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고, 여우가 되어 영재에게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악!”

악몽을 꾼 영재는 자신을 여드름이라고 부르는 동찬이의 말에 벌떡 일어나 거울을 확인한다.

머루가 마법의 구슬을 주기 전의 모습 그대로, 얼굴 전체는 빽빽하게 여드름으로 덮여있고, 겨드랑이와 목 주변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 때, 담임 선생님은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왔다며 새로 전학 온 여자아이를 소개했다.

그 여자아이는 머루와 꼭 닮아 있었다.

 

너무나도 착해 보이는 영재가 인기가 많아져갈수록 이기적이고 못된 인간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무척이나 가슴 졸였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머루가 원하듯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언제나 아껴주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영재가 그 역할을 해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영재의 변한 모습이 너무나도 실망스럽기 하지만, 그래도 꿈에서 깨어 머루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