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을 꿈꾸던 사나이
나는 “해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 어린 시절 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에서 나오는 영웅이자 악당인 외다리 존 실버를 떠올린다. 물론 “해적”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가 낭만적 인 방랑자나 한탕주의 도박꾼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생존”이라는 인간의 본능에 목을 맨,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존 실버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재미있게도 애플 컴퓨터나 아이팟 등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늘 해적을 꿈꾸었다고 한다.
“나는 늘 해적을 꿈꾸었어. 해적처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 싶었거든. 난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어. 아니, 오히려 그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지”1)
어쩌면 그의 창의성은 이렇게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해적을 꿈꾸던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었던 것이 아닐까?
다르다는 것은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이라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1955년 동거하던 대학원생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하지만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태어나자 마자 입양되었다. 불행 중 다행히 그는 늘 그에게 “너는 우리가 특별히 선택한 아이”2)라고 하면서 그의 자존심을 북돋아주는 좋은 양부모를 만났었다. 덕분에 다른 사생아처럼 사랑 받지 못해 영혼에 상처받는 일은 없었다.
이 책에는 그가 대학생이 된 후 “학비가 너무 비싼 데다, 재미없는 수업을 억지로 들어야 한다는 게 끔직했거든. 대학에 다닌다고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진 않았어. 중요한 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거였지.”3)라고 하면서 자퇴를 하였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오늘날 대학은 창조적인 인간을 형성하는 것보다 세상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부품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으로 바뀌었다. 그렇기에 최근 고려대(김예슬), 서울대(공현), 연세대(장혜영) 등 잇단 명문대생의 자퇴, 아니 대학 거부 선언이 잇단 것이 아닐까?
<블링크>나 <티핑포인트> 등으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이 “잡스는 토머스 에디슨이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고 사무엘 크롬프턴의 방적기를 성공적으로 개량한 영국의 기계기술자 리처드 로버츠와 견줄 만한 인물”4)이라고 평가하는 것처럼,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에게 창조적인 사람이 아니라 남의 아이디어를 훔쳐서 보기 좋게 편집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러면 안 돼!”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안 된다고 생각한 그 일이 세상을 놀라게 할 독창적인 아이디어일 수도 있잖아?”5)나
“Think Different! 잊지 마!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용기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6)에서 보이는 그의 진정성과 실천력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는 췌장암과 싸우면서도 끝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 하는 사람이 되어 자신의 생애를 말해주는 형식으로 된, 간략한 전기인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좀더 그의 열정적인 삶을 친숙하게 받아들여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안고, 생각한 것을 과감히 행동으로 옮겨 삶을, 아니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