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뒤의 무지개를 본 느낌이다

시리즈 블루픽션 53 | 양호문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0월 27일 | 정가 11,000원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꿈이 없다고 한다.

‘꿈’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보다는 당장의 일자리가 더 급하므로.

대학을 나와도 태반이 백수인 현실속에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가지라 주문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장세풍’을 만난다면 그들도 ‘그래, 다시 시작해보자.’ 하고

말하지 않을까.

 

세풍이는 그야말로 비행청소년으로 빠질만한 대부분의 스펙을 갖추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혼자 재래시장에 가판을 놓고 김밥장사를 하시고

정신지체가 있는 누나와 형이 있다.

형은 집에서 TV만 보고 크레파스로 그림만 그린다.

엄마는 무릎관절염이 있어 그나마하던 김밥장사마저 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말 희망이라곤 없어보이는 집안형편이다.

고등학생인 세풍이는 몸도 아픈 엄마 혼자 애쓰는게 안쓰러워 주말에 이삿짐 배달

아르바이트도 하고 음식배달, 술안주 배달을한다.

하지만 돈을 벌기는 커녕 번번히 말썽이나 사고가 생겨 그만두게 된다.

그저 엄마에게 번듯한 가게하나만 마련해드리고픈 꿈을 가진 세풍이에게 아직 그것은

꿈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겐 세풍이의 그 꿈이 언젠가 꼭 이뤄질 것이란 확신이 든다.

그것은 세풍이가 가진 좌절을 모르는 오뚝이 같은 근성과 밝고 긍정적인 생각때문이다.

열심히 일했지만 음식외상손님에게서 외상값을 못받아 월급도 변변히 못받고

배달하다가 사고가 나서 병원비만 엄청나게 나오고 학교도 자퇴를 했으니 갈곳도

없다.

하지만 세풍이는 다시 일어나 자기의 적성을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아직 그 결과는 알수없지만 시련은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에게는 더 큰 성공을 안겨

줄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세풍의 재도전이 반갑고 기대된다.

 

책에서는 세풍과 반대로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친구 ‘마성준’이 나온다.

부자집에 공부도 늘 1등인 마성준. 그러나 그는 가난하고 공부도 잘 못하는 세풍보다도

더 어둡고 슬퍼보인다.

물질적인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성준에게는 따뜻한 가족의 사랑과 자유가 없었다.

성준에겐 부모의 강압에 의해 정해져버린 ‘법조인’ 이란 미래가 오히려 자신을 숨막히게

했을것이다.

자신이 자신의 미래의 주인이 아니고 부모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을때 느껴야 했을

그 좌절감이 성준을 아파트 옥상에서 바닥으로 밀어버린 것이다.

며칠전에도 수능을 치르고 투신한 아이들의 뉴스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1등만 기억하는 이 세상이 그 아이들을 벼랑으로 내몰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돌려주고 실패나 좌절해도 용기를 북돋워주면

어떨까.

꼴찌라도 공부아닌 다른 곳에서 성공할 길이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수있다고 희망을 얘기해주자.

성적이 떨어져도 다음에 잘 할수있다고 격려해주자.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으면 결코 포기나 좌절은 없다.

장세풍의 이야기도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겠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웃음으로 극복해내어 

결국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책장을 덮을때 비온뒤의 무지개를 본 것처럼 기분이 환해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