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레케는 시끄럽지 않아요!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1월 11일 | 정가 10,000원
수상/추천 네델란드 황금연필상 외 6건

아련하고 쌉싸름하고,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

미문을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아이 폴레케, 송아지를 하느님이라고 생각하는  순수한 여자아이 폴레케,

무엇이든 멋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시인 폴레케.

그런 폴레케의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주변 어른들이다.

폴레케가 너무나 사랑하는 아빠는 다른 아줌마와 사랑에 빠져 폴레케를 떠났고,

폴레케가 좋아하는 미문의 부모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미문과 폴레케가 만나는 것을 반대하며

엄마는 담임과 사랑에 빠졌다.

조용히 시를 쓰며 자라고 싶은 폴레케의 인생을 온통 시끄럽게 만드는건 어른들인것이다.

하지만 폴레케는 그것을 너무나도 의연히 받아들인다. 아빠의 마약거래도, 부모의 이혼도, 담임과 엄마의 약혼도

폴레케에게는 그냥 조금 힘들지만 견딜만한 일상일뿐이다.

아이들의 일상은 꿈많은 푸른빛이어야 할까? 그것은 어른들의 생각일뿐이다.

아이들도 어른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하고 어른들의 생각에 동참한다. 그들만의 시선으로 해석하면서말이다.

폴레케를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가벼웠다를 반복했다.

안타까운 상황도 폴레케는 의연하게 대처하는듯 하지만, 보통의 동화처럼 여기서는 그 이유가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다.

폴레케의 유일한 희망이자 위안은 송아지 폴레케가 있다는것 뿐이다. 송아지 폴레케를 만나기 위해 먼길을 기꺼이 떠나는

폴레케의 모습은, 폴레케의 마음이 얼마나 지쳐있는지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열한살이라고 말하는 폴레케는,

철없는 어른들덕분에 일찍 철이 들어버린, 어쩌면 지금 우리 주변의 어린이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공부귀신들에게 쫒기는 아이들, 개인의 개성이 아닌 집단속에서 안정을 찾는 지금의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만든

폴레케일지도 모른다. 폴레케가 사랑하는 송아지 폴레케는 그런 의미에서 폴레케의 또 다른 자아이다.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고 자신의 마음을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서 가는 길… 그 길에 따라나선 미문에게

나도 모르게 고마움을 느끼며 생각했다.

우리 아이에게도 미문과 같은 친구, 송아지폴레케와 같은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