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만 책 읽어라 하는 소리하지 말고 엄마도 같이 책을 읽으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엄마들이 좀 바쁜가요? 자질구레한 집안일까지 챙기려면 막상 책을 붙잡고 앉아 있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잡으면 졸기 십상이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 책을 같이 읽는답니다. 쉽기도 하고 짧기도 하니 졸지 않을 수 있고, 또 같은 책을 읽고 난 뒤 아이들과 같이 책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지요!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시리즈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접한 시리즈입니다. 1단계부터 단계가 표시되어 있어 아이 연령에 맞게 접해주기 편하더군요. 이젠 4학년, 주로 3단계 책을 읽지만 가끔 1, 2 단계 책도 다시 꺼내와서 읽곤 하네요. 이번에 새로 나온 [필립의 마술피리]는 키가 작고 엄마도 없고 공부도 잘 못하고, 여러모로 많이 부족해 보이는 필립이 주인공입니다. 학교 선생님도 필립을 아주 무시하죠. 그런 필립에게 유일한 위안거리는 바로 작은 피리입니다.
하젠베르크 아저씨의 악기 가게에서 산 피리를 불면 필립의 마음은 어느덧 편안해지고 스스로가 강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요. 그런데 그만 피리를 강물에 떨어뜨리고 맙니다. 고양이와 함께 흠뻑 젖어 걷던 필립은 어느새 악기 가게 앞에 도착하고 하젠베르크 아저씨는 필립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피리를 줍니다. 그러면서 이 피리는 마술피리라고 하네요. 아저씨가 준 악보를 크게 불면 무엇이든지 크게 되고 작게 불면 작게 된다고요.
아저씨의 말이 정말인지 고양이는 그만 호랑이처럼 크게 되고 필립은 여러 소동에 말려들게 됩니다. 경찰에 쫓기다 광장 바흐 아저씨의 동상 밑에서 필립은 피리를 불고 모든 사람들이 필립의 피리소리에 감동을 하게 됩니다. 필립이 정말 절실하게 피리를 불렀고 가장 아름다운 연주를 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호랑이만하던 고양이는 다시 본래 크기로 돌아왔고 필립의 피리에 따라 커지고 작아졌던 여러 것들이 다시 본래 크기로 돌아왔으니까요.
필립의 재능을 드디어 알아본 선생님에 의해 필립은 학교 합주단에 들어가게 되고 멋진 연주로 지역 신문에도 실리게 된답니다. 외양으로 인해 무시당하고 놀림거리가 되던 필립이 한바탕 소동을 거쳐 멋진 피리 연주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답니다. 우리 아이들도 겉모습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