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간의 오손도손 김장하는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넘 닮아서 보고 또 보았던 책입니다.
그만큼 금동이네 김장잔치는 김장하는 모습을 잘 표현했답니다.
색감도 울긋불긋, 화려한 색채감으로 표현하면서도 정갈한 것이 우리의 김치맛 같다고나 할까요.
웃는 모습, 찡그린 모습, 이런 저런 모습들이 그림만으로도 재미를 주었답니다.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김치를 보며 놀라던 금동이의 모습은
이번 저희집 배추를 보던 저의 모습과 똑같았답니다.
시댁에 모여 가족들과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김장을 하는데
지금은 김치냉장고가 있어 일년 김치를 한 번에 담잖아요. 일년농사라고 볼 수 있는데 일년동안 먹을 김치의 양은 정말
어마어마해요, 거기다가 품앗이 오시는 동네 어르신들이 자그만치 15분이나 되셨는데
밥 당번인 저는 어찌 감당해야 할지 배추보고 놀라고 어찌 밥을 할까 놀라고 ㅎㅎ 그랬던 기억이 금동이를 보고 다시 생각나서 웃었어요.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와 무가 김치로 변신하고
옛날에 땅속에 김칫독을 묻었던 추억이 아스라이 나면서 그때 그 김치맛이 참 그립더군요.
금동이가 새삼 부러워지는 건 뭔지,
옛날 사람들의 지혜는 디지털 시대에 사는 지금에도 앞서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에서 자연의 빛으로 자연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길들여진 조상들의 지혜와 맛이
아무리 김치냉장고가 좋다한들 따라갈 수 있을까 싶어요.
김장을 마무리하고 가족들이 방안에 가득 모여있는 모습은 핵가족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있어
함께 모일 수 있는 명절 분위기가 났어요.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김장을 하고, 한 밥상에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하는 모습
식탁도 풍성한게 김장하면 빠뜨릴 수 없는 보쌈, 굴, 바로 버물린 김치와 함께 쌈을 해 먹는 그 맛을
먹어본 사람들은 다 아실 거에요.
이 날은 김치가 맵다고 무서워 하는 아이들도 입가에 빨간 고춧가루를 묻혀가며 호호 불어가며 먹는답니다.
금동이 손에도 입가에도 고추 범벅이 되었는데 아주 맛나게 먹는 모습이 귀엽네요.
김치를 담그는 방법은 지역마다 집안마다 다르지만 김치 없이는 식탁이 차려지지 않는 건 우리 식탁의 특징인것 같아요.
아무리 반찬이 많아도 김치가 빠지면 먹을게 없는 것 같잖아요.
금동이네 김장잔치를 보면서
우리 어머니들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김장 준비를 위해 배추씨를 뿌리고 날마다 밭을 오가며 싹이 나면 벌레를 잡고, 물을 주고 정성스럽게 가꾸어
한해동안 가족들이 먹을 김장을 준비하는 그 손길,
이번 김장을 가서 어머니의 손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답니다.
우물에서 하얀 고무신을 빨고 계시는데, 고무신이 찢어져 상처가 났더군요, 그 사이로 까만 때가 끼어 있었는데
어머니의 손끝에 잔금이 수없이 가고 그 사이로 까만 그을음 같은 것들이 묻어 있더라구요. 고무신과 닮은 어머니의 손이 지워도 지워지지 않을 손끝의 거칠은 손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아픕니다.
김장을 하며 준비하는 많은 재료들, 저희야 하루이틀 가서 하면 그만인데 오랜시간동안 준비하는 어머니의 손길은
멀리서부터 바쁘고 설레였겠구나 싶었어요.
자식들 먹이려는 그 마음이 진한게 느껴졌답니다.
금동이네 김장잔치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눈에 비춰준 김장의 모습이 생생하고 가족들간의 분위기가 정감있어서
더 좋았어요. 아이도 이 책을 보면서 “엄마, 우리 할머니 집에서 김장하는 거랑 똑같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