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았을 때, 책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사이즈, 표지는 베이지색 바탕에 귀여운 남자 (아빠)와 여자(엄마)와 소녀(딸)이 그려져 있고, 안의 종이는 얇고 약간 노란빛이 도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이 책을 보자마자 확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 읽으려고 책을 펼치고 작가 소개를 보니, 이건 후속작이고 <아빠와 딸의 7일간>이라는 책이 있었다. 나는 일단 <아빠와 딸의 7일간>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기로 하였다.
<아빠와 딸의 7일간> 에서는 아빠와 딸 고우메가 할머니네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철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고로 인해 몸이 바뀌게 된다. 아빠와 고우메는 처음엔 많이 당황하였지만, 나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점점 익혀간다.
<아빠와 딸의 7일간>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은 아빠와 고우메가 몸이 바뀐 상태에서 고우메가 된 아빠가 고우메 대신 시험을 봤으나, 점수가 고우메보다 낮았던 장면이다.
<아빠와 엄마와 딸의 10일간>에서는 아빠와엄마, 딸 고우메까지 온 가족이 벼락을 맞고 몸이 바뀌게 된다. 평범한 주부이길 거부한, 왕년의 춤꾼인 엄마의 영혼의 딸 고우메의 몸 속에 들어가고, 평범한 샐러리맨보다 제임스 본드를 동경하는 아빠의 영혼의 아내, 즉 고우메의 엄마 몸 속으로 들어가고, 마지막으로 평범한 대학생이 되고 싶은 딸 고우메의 영혼의 아빠의 몸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난 책에서 이 부분을 읽는데, 많이 헷갈렸다. 누구의 영혼이 누구의 몸 속으로 들어간 것인지. 한 두 번을 읽었을 때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1편인 <아빠와 딸의 7일간>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만큼 그 재미가 대단하다. 물론, 재미 외에 다른 것도 있다. 후속작인 <아빠와 엄마와 딸의 10일간을 먼저 읽어도 상관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빠와 딸의 7일간>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그 쪽이 후속작을 읽었을 때 내용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고우메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고우메네 가족이 다시 한 번 뒤바뀌기를 원한다. 이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일지 모른다.
‘최악이야. 최, 악!
오, 신이시여, 내가 그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나요?
수험 공부도 열심히 했잖아요!
그런데 왜 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그것도 대학교 입학식 날에.
신이시여, 저에게 이렇게 혹독한 시련을 주시면,
대관절 어쩌라는 건가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