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버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17 | 글, 그림 모리스 센닥 | 옮김 김경미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2월 2일 | 정가 9,000원
수상/추천 내셔널 북 어워드 외 4건

 

동화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결말이 행복하게 지어져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동화도 현실을 사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니까, 있는 그대로의 실제를 반영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책 만큼은 꼭 행복하게 마무리 되기를 원했다. 그래야 할 것 같다. 만약 불행한 결말을 보게 되면 마음이 힘들 것 같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는 그림책의 대가인 모리스 샌닥의 1981년도 작품이다. 이 책은 나오자 마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칼데곳 아너상을 비롯해 몇 개의 상을 휩쓸게 된다. 모리스 샌닥은 이 책의 모티브를 1932년에 실제 있었던 ‘린드버그 유괴사건’에서 따왔다고 한다. 린드버그는 1927년 미국 최초로, 뉴욕 파리간의 무착륙 단독 비행에 성공했던 비행사이다. 대서양 횡단 성공으로 그는 일약 영웅이 됐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유명인사가 된다. 그러나 5년 뒤, 그의 두살난 아들이 유괴돼 결국 주검으로 발견되는 비극을 맞는다. 당시 그 사건은 전 국민의 분노를 불러 일으켜, 어린이 유괴범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할 수 있는 린드버그 법이 제정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린드버그는 가족을 데리고 유럽으로 이주해 버린다.

 

그런 배경을 알게 된 후 읽게 된 책이라 결론이 궁금했다. 과연 어떻게 결말이 맺어졌을까? 책을 급하게 펴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간 보았던 모리스 샌닥의 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의 그림과 같은 고전적 화풍에 풍성한 질감으로, 마치 옆에 아이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샌닥은 자신의 특별한 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책 안에 다양한 상징과 각각의 그림을 넣어 독자의 흥미를 끌어당긴다.

 

        

 

바다 멀리 저편으로 떠난, 아마 돈을 벌러 간듯한 남편을 기다리는 젊은 엄마에게 어린 두 딸은 부담이었던 듯 싶다. 엄마의 시선은 남편이 떠난 곳을 향해 있고 아이들에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는 엄마의 무관심이라기 보다는 아이들에게까지 신경을 쓸,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엄마의 상심이 큰 탓일 터다. 큰 딸 아이다는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돌본다. 그러나 아이다도 아직은 아이인지라 때로는 동생이 버겁기만 하다.

어느날 아이다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고블린이라는 정령이 나타나 동생을 데려간다. 깜짝 놀란 아이다는 어린 동생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고 길을 잘못 들어 반대편으로 향한다. 그 때 저 멀리서 아빠의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다는 아빠의 조언에 따라 고블린이 있는 곳으로 가고 거기서 어린 동생을 기지를 발휘해 구해온다. 입구로 들어서는 아이다를 엄마가 벤치에 앉아 맞는다. 엄마는 이제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아이다와 어린 동생을 자신의 가시권안에 두고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는 이렇게 끝난다. 책으로라도 어린 아이가 돌아와 참 다행스럽고 기쁘다. 모리스 샌닥은 그렇게 해서라도 이유없이 죽어간 어린 생명을 위로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당시 미국에서는 유괴에 대한 경각심까지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책으로 유괴 뿐 아니라 실종된 아이들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꿈꾼다. 자식을 잃고 늘 대문을 바라보는 바짝 마른 몸에 퀭한 눈을 한 엄마의 얼굴을 예전으로 돌아오게 했으면 싶다. 동화의 환상적이고도 기적적인 힘을 나는 이 시간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