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덕분에 그저 노는 날인줄만 알고 달력에 빨간 날 표시가 되어 있어야만 명절인줄 아는 아이에게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명절에 대해 일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시리즈는 총 6권인데 칠월칠석,정월 대보름,동지,설날,추석,단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생활이 바빠서 큰 명절인 설날,추석만 명절로 챙기고 나머지는 명절 당일이 되면 뉴스에서 언급되어야만 아, 그 날이네 하고 기억되지요.
칠석에는 일기예보에서 비에 대한 얘기를 하고, 대보름에는 쥐불놀이 행사를 하고,동지엔 팥죽을 먹고,단오엔 고궁에서 그네뛰기를 하는 등 명절 당일에
해당하는 행사나 풍습에 대한 뉴스거리가 나오면 명절인가 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설날과 추석을 제외하고는 명절이 아닌, 계절 행사쯤으로 생각해버리는 경우도 많은거 같아요.
이책에는 동화로서의 명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권말부록으로 명절날 진행되는 다양한 풍속들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이라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이 이렇게나 다양하고 먹거리,놀거리가 풍성하며 설화와 전설이 숨어 있는 아름다운 풍습임을 알수 있게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칠월칠석 견우 직녀 이야기에서는 대부분의 칠석을 다룬 책들이 견우,직녀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에서 비켜나서 까마귀 가족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지게 하는 까마귀의 희생을 언급하면서 설화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누렁이의 정월 대보름은 득이네 집에 사는 누렁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월 대보름의 풍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귀신 단단이의 동지팥죽은 팥죽을 무서워 해야 하는 일반적인 귀신과는 달리 팥죽맛을 보고 싶어하는 단단이가 나옵니다.
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에는 정월 초하룻날 남의 신발을 빼앗가 가는 앙괭이 귀신을 통해 떡국과 세배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책 속의 앙괭이 귀신은 신발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네요.
분홍 토끼의 추석에서는 달 속 토끼가 땅으로 내려와 송편 빚기, 줄다리기, 강강술래 들을 구경합니다.
청개구리 큰눈이의 단오는 씨름,그네뛰기 등의 놀이와 창포물에 머리감기,수리취떡,대추나무 시집 보내기 등 잘 모르는 단오 행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가 아닌 동물이나 귀신이 주인공이 되어 명절인 줄 미처 몰랐던 날에 대해서 또 연휴이기도 하고 할머니댁에가서 차례지내는 날로만 알았던 명절이 더 다양한 행사가 있고 속깊은 의미가 있는 줄 일러주는 내용이라 아이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고 교육적 효과도 만점입니다.
얼마 전 동짓날에 앞집 아주머니께서 팥죽을 나누어 주셨는데 작은 아이는 아프지도 않은데 팥죽을 먹어야 하냐고 안먹는다고 아주머니 앞에서 떼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을 읽고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좋은 뜻으로 팥죽을 주신건데 잘 모르고 떼쓴것을 후회했답니다.
얼마 안남은 설날에는 할머니 집에가서 차례지내고 떡국먹고 세배하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신발귀신에 대해서도 배웠으니 신발은 현관이 아닌 머리맡에 두고 채를 현관에 놔두어야 한다고 벌써부터 벼르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맘에 새기고 배운 것을 실천해보려는 작은 아이가 기특해 보였다면 엄마만의 콩깍지인가요?
기원도 잘 모르고 상술로 점철된 외국의 할러윈 데이,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나 길다란 과자데이 같은거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뜻깊고 풍습마다 의미깊은 우리 명절을 무시하면 안되겠습니다. 앞으로는 무슨 데이보다 우리 명절에 고유 떡을 돌린다거나 하는 행사를 해서 어린아이 부터 어른들 까지 명절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의미를 되새기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