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맨, 불이 나면 어떡하죠?’ 는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화재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수퍼맨 비슷한 ‘불똥맨’이 나와서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꼭 말하는 것이 정말 친근한 형이나 아저씨가 와서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아요. 그림책이지만 만화처럼 칸으로 나뉘어져 있고, 말풍선으로 말하게 되어 있어서 말투도 다정하고, 문어체 아닌 구어체라 재미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친근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화재에 관한 책이다 보니 선명하고 눈에 띄게 판화 형식으로 그림을 그리신 것 같구요. 주로 원색과 뚝뚝 떨어지는 프린트 기법으로 되어 있네요. 전 개인적으로는 이런 그림 스타일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잘 어울려서 나쁘지 않아요. 문제가 무엇인 지 확연하게 드러내 보여주거든요.
시작 부분에는, 불이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다음에는 그러나, 아무리 고마운 불도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해 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 주지요. 여기부터 화재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먼저,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줍니다. 다음은 집에 불이 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설명을 해 줍니다. 그리고 소방서와 집에 있는 소방장비에 관해서도 설명이 있구요. 마지막으로 높은 건물이나 학교에서 불이 났을 때의 대피 요령도 알려 줍니다. 차근차근 화재 상황에서 미리 알고 있어야 당황하지 않을 것들을 설명해 주네요.
이 책의 장점은, 화재라는 건 간접 경험을 통해 미리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일상 부분인데 바로 그 점을 차근차근 짚어 준다는 것입니다. 화재를 대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이미 안전 불감증이라… 집에 있는 소화전도 구석에 쳐박아 놓고 방화문 닫아 놓으면 불편하다고 자꾸 열기 일쑤고…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다시 주위를 둘러 보게 되고 경각심도 생기네요.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엔 우리 집의 비상대피 계획도 세워 보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일히 소방서를 견학하거나 소방관이 직접 와서 하나씩 가르쳐 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참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아이들은 평소 어린이집이에서 화재 안전 등에 대해 배워 기초 지식이 좀 있는데, 오히려 저는 아무것도 모르더군요.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면서 ‘아,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하고 제가 말하면, 아이들이 더 신이 나서 제게 직접 행동을 보여 주며 설명도 해 주고… 같이 읽는 시간이 퍽 재미있었습니다. 또, 아이들은 저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관심이 더 많더라구요. 소방차나 소방서에도 평소 관심이 있었는데, 엄마나 아빠가 대충 말해 주었던 부분을 눈여겨 보기도 하고,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관해 책에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도 막 신나서 이야기 하고 말이죠. 또 소방장비 부분을 보면서는, 아이들이 평소 집이나 건물에서 무심코 보던 것들이었는데 다시 눈여겨 보게 되었지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은 우리 나라 책이 아니고 외국책이라 우리 실생활과 비슷한 그림이 아니라는 점이네요. 우리 환경과 좀 더 비슷한 그림이었으면 아이들이 보면서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