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우리 명절 이야기 – 누렁이의 정월 대보름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2월 23일 | 정가 12,000원

노란 털이 탐스러운 누렁이가 나와요. 장난꾸러기면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강아지랍니다. 누렁이가 경험하는 정월 대보름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게 펼쳐지네요. 우리 고유의 명절은 잘 모르고 외국에서 들어온, 혹은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기념일만 챙기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이네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풍요로운 명절들이 우리의 마음과 몸을 얼마나 충만하게 채워줄 수 있는지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어요.

 

득이는 누렁이의 주인인가 봐요. 둘은 티격태격 지내지요. 둘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은근히 코믹하고 재미있어요. 서로를 골탕먹이는 마음과 툭툭 내뱉는 말들이 아이답게 순수하고 순박해 보였어요. 정월 대보름날 하루종일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림책 한 권으로 충분히 배울 수 있어요. 아침부터 밤까지 할일도 많고 보고 듣는 일도 많아서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날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즐겁고 신나는 일도 많을 것이구요. 부럼을 까먹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호두와 땅콩을 까먹으면 일년 내내 부스럼이 안 생긴다고 하지요. 누렁이에게는 그림에 떡이지만요.

 

오곡밥과 나물을 푸짐하게 먹는 날이기도 하지요. 물론 누렁이는 쫄쫄 굶는 날이구요. 왜 강아지들이 정월 대보름에 굶어야 하는지 이유를 아시나요? 알고 나면 정말 맞는 것 같고 재미있어서 웃게 되네요. 진짜 사실일까요? 맛있는 것도 배불리 먹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윷놀이도 하고 할머니와 다리밟기도 해보고 쥐불놀이도 하고  득이에게는 너무 너무 신나고 즐거운 하루였을 겁니다. 귀밝이술도 먹어 봤어요. 왜 어린 득이에게 귀밝이술을 먹였는지 이유를 알면 또 웃음이 나온답니다. 득이와 누렁이가 서로 더위를 파는 장면도 생각나네요.

 

곳곳에서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이 터져요. 순박하고 해학적인 말투도 재미있고 밝고 화사한 그림도 좋아요. 우리의 명절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서 더 좋구요. 나이만큼 다리밟기를 해야 한다는데 할머니는 도대체 몇 번을 왔다갔다 하셔야 할까요. 누렁이가 직접 말하고 있어서 더 재미있어요. 누렁이 눈높이에 맞게 표현된 정월 대보름도 독특하구요. 이제 20여일 후면 정월 대보름인데 올해는 아이들하고 꼭 기억하고 지나가야겠어요. 오곡밥도 먹고 땅콩도 깨물어먹으면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도 싶어지네요.

책의 뒷부분에는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정보다 소개되고 있어요. 다양한 놀이들이 나오는데 처음 들어본 것도 있답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놀이를 즐기면서 무엇을 깨달아야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발렌타인 데이나 빼빼로 데이처럼 친구들과 선물을 주고 받는 날도 중요하지만 우리 고유의 소중한 명절도 꼭 기억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과 놀이들이 있어서 알면 알수록 더 흥미롭고 재미있겠지요.